‘센터처지 콘퍼런스’ 뜨거운 관심 속 열려
팀 켈러 목사 ‘복음-도시-공동체운동’ 발표
부흥 도구 아닌 존재론적 복음 문제 다뤄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비전에 함께 하자”

현재 한국교회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교회는? 미국 뉴욕 맨해튼 한 가운데 위치한 리디머교회일 것이다. 그리고 리디머교회를 개척한 팀 켈러 목사의 “복음, 지역, 공동체가 교회의 중심(센터)이 되어야 한다”는 외침은 목회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뉴욕 리디머교회에서 훈련을 받고 귀국한 오종향 목사(뉴시티교회)가 2016년 팀 켈러 목사의 목회관을 정리한 책 <센터처치>(두란노)를 출판한 후, 팀 켈러 목사와 리디머교회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했다.

▲ “교회의 센터는 복음, 지역, 공동체운동” 세계 목회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미국 뉴욕 리디머교회의 센터처치 운동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한국CTC가 조직됐고 16일부터 18일까지 리디머교회 CTC 후원으로 대규모 콘퍼런스가 더사랑의교회에서 열렸다. 콘퍼런스에 강사로 참석한 CTC의 제이 카일, 커트 여, 노진산, 스티븐 엄 목사가 참석자들과 센터처치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센터처치콘퍼런스 관심 폭발

1월 16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광교 더사랑의교회(이인호 목사)에서 센터처치콘퍼런스가 열렸다. 팀 켈러 목사와 리디머교회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콘퍼런스는 535명이 등록했고 준비했던 자료집 600권이 모두 동났다.

이번 센터처치콘퍼런스는 리디머교회에서 센터처치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조직한 ‘리디머 시티투시티’(이하 CTC)의 후원으로, 한국CTC(CTCK) 주관으로 진행했다. 강의는 CTC 사역자들이 직접 나섰다. CTC아시아태평양 책임자였던 제이 카일 목사와 현 대표 커트 여 목사를 비롯해 보스턴 시티라이프교회 스티븐 엄 목사, 뉴욕 리빙페이스교회 노진산 목사가 3일 동안 팀 켈러 목사의 핵심 목회가치인 복음-도시-공동체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또한 한국CTC 이사장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와 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오종향 목사 이규현 목사 등은 선택강의를 통해 센터처치의 가치를 한국교회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센터처치콘퍼런스는 팀 켈러 목사가 한국 목회자들에게 동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하며 시작했다. 팀 켈러 목사는 27년 전 뉴욕에서 교회를 개척했을 때 복음적인 교회에 출석하는 전문직 종사자는 1%에 불과했다며 “지금은 5%로 비율이 늘어났고, 이를 3배로 늘리는데 나의 삶을 헌신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켈러 목사는 “뉴욕처럼 서울도 물질주의와 냉소주의가 전통적 가치를 대체했고 급격한 문화적 변화로 전통교회가 죽어가고 젊은이에게 다가서기가 힘들어진, 기독교가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 곳”이라며, 복음으로 교회가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켈러 목사는 “복음은 공익을 증진시키고 인류애와 자비와 정의를 증가시킨다. 복음은 삶과 문화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이것 때문에 한국CTC의 출범이 흥분하게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성장이 아닌 본질을 나누다

▲ 콘퍼런스에 강사로 참석한 제이카일 목사가 강론하고 있다.

센터처치콘퍼런스는 기존 교회와 목회를 위한 콘퍼런스와 구별됐다. 리디머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한 내용의 강의는 없다. 복음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떻게 변화되는가? 공동체은 어떻게 새로워지는가? 사람의 중심을 움직이는 설교, 어떻게 지역사회를 복음을 섬길까? 통합사역으로 교회를 세워라 등, 복음과 목회의 본질에 대한 강의로 진행했다.

오종향 목사는 “이 콘퍼런스는 무엇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복음을 공부하고 복음을 세워가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자리”라고 규정했다. 오 목사는 “그래서 우리의 고민은 목회프로그램이나 교회성장이 아니라, 교회들이 복음으로 아름다워지는 것이고, 성도들의 삶이 복음으로 아름다워지는 것이며, 복음으로 목회자들이 영광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갑신 목사는 콘퍼런스에 대해 “우리는 이 자리에서 교회부흥을 위한 도구가 아닌, 목회자와 교회의 존재론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복음에 대해서 듣고 복음 중심적 사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복음중심적 사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기에 더욱 귀하다”고 말했다.

센터처치콘퍼런스에서 강의한 ‘복음’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복음과 같다. 그러나 그동안 이해하고 적용했던 방식과 다르다. 목회자는 물론이고 모든 기독교인은 ‘복음’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복음이 사역의 핵심이라고 알고 있다. 복음을 알고 복음대로 사역하는데, 왜 목회자와 성도들은 변화하지 않는가. 왜 우리는 ‘복음화’되지 못하는가?

전갑신 목사는 센터처치를 통해서 “내가 진정으로 복음화 한다는 것은 복음 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복음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우리의 몸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아무리 강단에서 복음을 외쳐도 목회자가 바벨적인 방식으로 전한다면, 절대 성도들에게 복음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렇기에 시티븐 엄 목사는 복음적인 부흥은 양적인 성장과 전혀 상관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복음적 부흥은 명목상의 성도들이 회심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은혜에 대한 새로운 확신과 인식을 갖게 되고, 비그리스도인 등 외부인들이 교회로 이끌린다. 교회는 예배가 활기있고, 신학적으로 깊어지며, 공동체성이 발현되고, 전도와 정의와 자비와 문화부흥이 일어난다.”

새로운 교회의 개척에 나서야

CTC아시아태평양지역 책임자로 오랫동안 사역했던 제이 카일 목사는  “복음으로 도시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비전에 함께 하자”며, “오늘도 세계에서 500만 명의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고 있다. 우리(CTC)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삼고 교회를 세우는 명령을  한국CTC와 함께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제이 카일 목사는 2001년부터 15년 동안 아시아 40여 국가에서 CTC 사역을 전개했다. 카일 목사는 ‘교회개척과 아시아교회의 부흥’이란 강의를 통해 리디머교회의 교회개척 5가지 원리를 제시하며 “교회개척의 가장 중요한 것은 성령님의 역사하심이다.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우리를 통해 나타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새로운 교회의 개척운동은 현지 지도자들을 통해서 일어난다. 한국CTC를 통해 교회개척자들이 발굴되고, 그들이 개척자로서 자기점검을 하도록 도와주고, 교회개척자들을 훈련시키고 코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 카일 목사는 하지만 한국CTC의 목표가 많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통해 도시 사회가 변화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일 목사는 교회가 도시를 변화시킬 때 “빈곤의 문제가 해결되고, 정의가 살아나고, 문화가 융성해지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CTC는 2011년 첫 콘퍼런스 이후 6년 만에 센터처치콘퍼런스를 열었다. 2011년 목회프로그램과 부흥 방법에 대해 질문했던 목회자들은 이제 진정한 복음과 복음으로 지역을 변화시키는 사명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이 컨퍼런스에 참여한 후 한국CTC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국형준 목사(예수가족교회)는 “당시만 해도 대부분 콘퍼런스는 교회 부흥에 대한 것이었다. 복음과 설교에 대해서만 강의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을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불과 6년 만에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인식이 180도 바뀌었다. 2011년과 비교해 10배나 많은 목회자들이 이번 센터처치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목회자들이 부흥과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정한 복음과 복음 안에서 목회를 고민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11년 첫 콘퍼런스를 개최했지만, 한국교회에서 CTC 운동은 조직화하지 못했다. 오종향 목사를 비롯해 새로운 교회를 고민하는 목회자들이 리디머교회에서 자료를 받아서 소규모로 공유하고 있었다. 변화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본격화 했다.  안산동산교회 큰숲운동에 동참하던 목회자들을 비롯해 이규현 이인호 정갑신 고성제 김영삼 김찬곤 목사 등이 함께 나섰다. 작년 12월 28일 ‘City to City Korea’ (한국CTC)이사회가 공식 조직됐고, 이사장(대표) 이인호 목사를 비롯해 국제협력 훈련개발 교회개척 등 분과 담당자까지 구성하며 한국에서도 리디머교회의 센터처치 운동이 본격화 했다.

한국CTC를 조직하기 전부터 동참한 목회자들은 리디머교회의 CTC 컨텐츠로 스터디 모임과 세미나를 진행해 왔다. 한국CTC는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한 목회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각 지역에서 센터처치 스터티 모임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CTC 관계자는 “이사회 임원들은 모두 섬기기 위해 세운 것이다. 어느 한 두 교회 또는 한 두 사람이 이끌어가는 기관이 되는 것을 경계하며, 가장 복음적인 교회를 세우고 복음으로 도시를 변화시키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많은 목회자들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CTC는 아직 인터넷 홈페이지가 없다. 페이스북 ‘City to City Korea’를 방문하면 소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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