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한국교회, 신학 부재서 비롯됐다”

성경 위 신학 기초 다시 세운 개혁가처럼 복음 본질에 대한 재검토 시급

종교개혁 500주년의 새해가 밝았다. 한국교회는 수년 전부터 2017년을 준비하며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구호에 그치는 듯하다. 여전히 한국교회는 뚜렷한 개혁과 갱신의 모습을 뚜렷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아 신학자들에게 교회개혁의 목소리가 높지만 가시적으로 갱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원인과 교회개혁을 위한 방안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 안인섭 교수가 19일 가진 인터뷰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교회개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500년 전 종교개혁 당시에나 지금이나, 문제는 성경과 신학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근본 문제를 배척하고 겉으로 드러난 양상만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안인섭 교수(총신대)는 단호하게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교회가 계속 개혁을 외치면서도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신학을 배척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추락하는 이유는 종교개혁 이후 개혁교회가 지켜온 성경과 신학의 기초가 흔들리기 때문인데, 이를 간과하고 목회자윤리 교회세습 등 현상 비판과 대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안인섭 교수는 500년 전 상황과 현재 한국교회를 대비해서 설명했다. 종교개혁이 일어났던 당시, 교회개혁은 크게 세가지 방향에서 진행됐다. 로마가톨릭은 면죄부 판매 등으로 교회가 비판받고 분열위기에 처한 이유를 교황청과 교황제도의 약화에서 찾았다. 그래서 한편은 교황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편에선 교황의 권한 강화 때문에 부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며 권력분권을 주장했다.

교회개혁의 두 번째 방향은 교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며 기성교회는 희망이 없다고 교회조직을 거부하고 탈교회로 나간 것이다. 왈도파 급진재세례파 등이 그들이다.

세 번째 방향은 종교개혁가들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은 면죄부 판매 등 비윤리적인 행위의 바탕에 잘못된 성경과 신학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성경을 새롭게 번역하고 신앙고백서를 만들었고, 교회에서 신앙고백서를 가르치고 그에 따라 설교했다.

안인섭 교수는 “당시 모두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혁의 방향은 달랐다. 지금 한국교회의 개혁은 어느 방향인가? 종교개혁자들처럼 교회에서 선포하는 복음의 본질에 대한 재검토와 개혁을 해야 한다. 지금 목회자의 각종 비리와 일탈행위, 교회세습과 교회재정 비리는 신학의 부재에서 비롯됐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인섭 교수는 한국교회가 개혁의 방향을 정확히 500년 전 종교개혁자들이 걸었던 그 길로 가야한다고 제시했다.

루터 칼빈 쯔빙글리 등 교회개혁가들은 성경 위에서 복음과 신학의 기초를 다시 세웠다. 그 결과물이 바로 스코틀랜드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교리문답 벨직신앙고백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등이다. 교회개혁가들은 목숨을 잃는 위험 속에서 이런 신앙고백서들을 작성했고 교회에서 설교를 했다.

이런 교회개혁자들의 길을 오늘 한국교회와 총회도 걸어야 한다. 지금 한국교회도 성경 위에서 현실을 점검해야 한다. 중세시대 로마가톨릭처럼 물질주의와 세속주의로 복음을 대체하는 신학의 문제를 인식하고, 성경 속에서 한국교회를 위한 신앙고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 신앙고백서를 바탕으로 총회 차원에서 목회자를 위한 매뉴얼을 제시하고,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삶의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

안인섭 교수는 한국교회 개혁의 방향과 함께 반드시 ‘연합’으로 이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개혁 이전에도 후스 등 여러 교회개혁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혼자 개혁의 깃발을 들었다. 안 교수는 “루터와 이후 종교개혁자들은 국가와 도시를 오가며 교류하고 연합했다. 칼빈만 보더라도 수많은 개혁자들과 연합하고 함께 일했다.

오늘도 복음을 향한 같은 생각과 신념을 가진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함께 연대해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덧붙여 한국교회가 국내의 연합을 뛰어넘어 세계 개혁교회와 교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레포500을 예로 들면, 세계 교회는 이미 각 지역에서 교회개혁에 대한 콘퍼런스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그 결과물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도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위에서 신학적 고백들을 매뉴얼로 만들고 목회현장에서 끊임없이 설교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 총회는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교류하고 연구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목회자들이 깨어나갈 바란다. 교회개혁은 목회자의 개혁에서 시작됨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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