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소장(한국아가페상담연구소)

고난은 참된 성숙의 과정이다

▲ 박상돈 소장
(한국아가페상담연구소)

세계적인 상담학자 폴 투르니에(Paul Tournier)는 어린 시절 고아가 되었고 깊은 외로움과 고통 속에서 그리스도의 위로와 사랑을 깊이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훗날 아픔 가운데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이 공감하며, 그들을 보듬어주는 인생이 되었다. 그는 “고통 없이는 사람이 변화될 수도, 성숙할 수도 없다”고 하면서 “모든 상실과 고통은 성숙한 창조성을 캐내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기회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어떤 사람은 시련을 만났을 때 원망하며 삶을 포기한다. 하지만 시련을 잘 인내하고 대응하면 더 훌륭하게 되는 인생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다. 상담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 역시 인생이야말로 한 인간이 성숙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거친 광야와 같은 우리 인생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성숙하게 만드시는 훈련소와도 같다. 그래서 우리는 시련이나 고통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고난에 대해 성경적인 관점으로 대하며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고난과 시련을 변화와 성숙, 축복의 기회라고 여기며 마주 대하는 것이다.

사실 참된 행복은 인격적인 성숙함에 달려 있다. 성숙을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변화는 고난을 통해서 이뤄지게 된다. 이기적 자기애(narcissism)를 계속해서 깨뜨려야 하고 편안과 안일도 버려야 한다.

참된 변화와 성숙은 그리스도의 말씀 앞에 자신을 쳐 복종시키면서 고난과 수고를 의미 있게 감수할 때 비로소 이뤄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 삶의 과정에는 종종 고난과 역경이 많다. 연은 바람이 강하게 불 때 더 잘 뜨게 되는 것처럼, 사람도 고난의 바람 속에서 영적인 창공을 향해 더 아름답게 비상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고난의 때에는 그리스도의 위로와 은혜가 더욱더 마음에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리스도의 음성이 더 확연하게 들려온다. 사람들은 소위 잘 나갈 때는 그리스도를 찾지 않는다. 영적인 삶의 필요를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고통은 인생을 겸허하게 만들고 헛된 자아를 여지없이 깨뜨려 버린다. 그리고 그 때에 그리스도의 은혜를 절실하게 경험한다. 고난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고, 그 한계 속에서 그리스도를 겸허히 의지하며 바라보게 되면 그 한계와 약함은 진정한 은총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고난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C. S. 루이스의 표현처럼 ‘고난은 주님 주시는 변장된 축복’이다. 고난을 잘 감당하면 그 고난 때문에 잃는 것보다 은혜 안에서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 그러기에 우리는 고통을 그리스도 안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여기며 해석해야 한다.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은 꿈만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고난에 대해서도 성경적으로 해석할 줄 알던 성숙한 사람이다. 우리도 요셉처럼 부정적으로 보이는 고난을 만났을 때 그 모든 일을 결국 합력해서 선이 되게 만드시는 그리스도께 맡기면서, 우리가 겪는 고난을 의미 있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고난과 시련을 통하여 우리의 인격과 삶은 이전보다 더욱 아름답게 성숙할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권면한다.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만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약 1:2-3)”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시련을 견디어 낸 자가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약 1:12)”

고통과 연약함, 부족함과 한계, 시련과 역경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그 고난들을 성경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며, 변화와 성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을 어루만지시며 빚으시는 그리스도의 손길 앞에 그 모든 고난과 우리의 연약함을 맡기며 의탁해야 한다.

‘항상 고통 없이 편안해야만 한다’가 아니라 고통을 통해 오히려 성숙해질 수 있으며, 고통은 변장된 축복이고 새로운 축복을 경험하기 위한 인생의 복된 과정이라고 여기자. 그리스도의 위로로써 고난의 과정들을 잘 견뎌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럴 때에 보석보다 더 아름답게 빚으시는 그리스도의 손길을 우리는 체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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