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적 분위기 체감 부족 … 계획된 사업 내실있는 진행 중요

종교개혁500주년을 맞는 새해가 밝았지만 총회는 물론 교회들도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총회는 2014년 제99회 총회부터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를 조직해서 2년 넘게 준비했지만, 뚜렷한 사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9일 열린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회의는 사업을 추진할 팀원 조직, 사업을 노회 및 교회에 홍보하는 방안, 총회 산하 교회와 성도들에게 종교개혁의 의미를 전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가 기초단계에 머물자, 한 위원은 “지금에 와서 다른 논의를 하면 안된다. 계획한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지금도 늦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종교개혁500주년을 위해 몇 년 동안 준비한 모습은 아니었다.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는 ‘말씀에 바로 선 개혁교회’를 주제로 삼아서, 기념사업을 △단회적 행사로 끝내지 않고 △500년 전 종교개혁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종교개혁을 오늘날 한국교회에 적용해서 개혁 과제를 제시하고 △이 시대에 맞는 개혁의 좌표를 재정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에 따라 추진할 사업으로 △종교개혁500주년 전국목사장로기도회 △전국신학생 설교대회 △종교개혁지 탐방프로그램 △한국교회 개혁선언문 발표 및 종교개혁 동영상 제작 △‘나부터 하겠습니다’란 캠페인 전개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외에 총신대의 레포500아시아본부와 공동으로 10~11월 국제콘퍼런스 개최를 논의 중이며, 한국교회 연합 차원에서 △한국교회 장로교단들의 연합 대회 △종교개혁기념일에 범교단 대회 개최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들이 종교개혁500주년의 의미를 제대로 담아냈는지 의문이다. “단회적 행사로 끝내지 않고, 종교개혁의 의미를 돌아보고, 오늘날 한국교회에 개혁과제를 제시하며, 개혁의 좌표를 제시”하겠다는 목표에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나마 종교개혁의 의미를 산하 교회와 나누겠다는 목적으로 기획한 ‘권역별 기도회’는 총회임원회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와 별개로 ‘전국 대각성기도회 집행위원회’로 구성해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의 역할은 더욱 축소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기념행사가 너무 이벤트에 치우쳐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예장통합은 작년에 종교개혁 설교집을 내놨더라. 우리도 이런 자료를 교회와 목회자에게 제공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위원이 말한 대로 예장통합 총회(총회장:이성희 목사)는 작년에 종교개혁의 의미를 목회자들이 바로 깨닫고 성도들에게 설교할 수 있도록 설교자료집 <한국교회 강단 공동 설교의 꿈>을 출판했다. 예장통합은 제100회기부터 위원회를 구성해 종교개혁500주년을 준비하면서, 기념사업의 방향을 “교회가 총회의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목회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진행하자”로 잡았다. 설교자료집은 기념사업의 취지를 잘 살린 것이다.

또한 예장통합은 작년 11~12월 목회자들이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국 지역별로 신년목회세미나를 개최했다. 성도들이 성경 말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성경통독을 위한 새벽기도회> 자료를 배포했고, 오는 3월 종교개혁 기념강좌를 10회분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총회 홈페이지에 올릴 계획이다. 이밖에도 신학교 별 학술대회 개최, 독일 종교개혁 행사 참가, 거룩성을 회복하는 여름수련회 준비 등 총 11가지의 사업을 확정해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신임 위원장이 된 전인식 목사는 “총회 산하 교회에 종교개혁의 의미를 전하기 위한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위원회는 한국교회 개혁선언문 제작에 노력하고 있다. 목회자 및 성도들과 기도하면서 루터의 95개조 반박문과 같은 개혁과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균 박용미 기자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