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그만 집필실을 작은 숲처럼 꾸며놓고 새 생명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 있는 이병선 목사.

전주아멘교회 이병선 원로목사의 33번째 소설 <황금꾀꼬리>(문학신문 출판국)가 출간됐다.

은퇴를 전후해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던 저자가 갑작스런 발병으로 집필을 중단한 후, 긴 투병생활을 마치고 오랜 만에 발표한 작품이다.

<황금꾀꼬리>는 소년시절부터 꾀꼬리 소리를 좋아하던 주인공이 장성한 신앙인이 된 후에도 탐닉을 주체하지 못하다가 결국에는 슬픈 파국을 맞는다는 스토리이다. 주인공의 이름이 ‘천국’인 것은 진정한 하나님나라와 사람들이 이상향이나 완벽한 행복이라고 믿는 허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세태를 풍자하는 장치이다.

독자들은 안정된 성공가도를 달려갈 것만 같았던 주인공의 휘청거리는 행보를 따라가다가, 결국 그 끝에서 ‘예수보다 귀한 것은 없다’는 고백이 종종 입술로만 그치는 스스로의 자화상을 마주치게 된다.

기존에 발표한 작품세계에서 예수만이 인생의 유일한 해답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던 이병선 목사는 이번 작품에서도 사람들이 의지하거나 추구하는 세상의 존재들이 얼마나 헛된지를 보여주면서, 상대적으로 복음의 완전함을 빛나게 한다.

일반적으로 소설들이 취하는 서술 형태를 탈피해 운문이나 기도문 형태의 문장들까지 동원하여 작품을 구성하는 작가의 독특한 스타일은 이번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이에 대해 “시를 대폭 삽입시켜 소설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고,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대목을 흥미롭게 건널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 작품은 올해 한글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1월 21일 국회 헌정관에서 시상식을 갖게 됐다. 이병선 목사는 “집필을 통해 또 다른 복음사역을 펼치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과, 늘 작품 활동에 성원을 보내주는 동역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 발표 후에도 장편소설 <파다왕 열쇠> 출간을 준비하는 등 이병선 목사는 당분간 작품 활동에 계속해서 몰입할 계획이다. 목회자로서, 부흥사로서 평생 헌신해 온 그에게 소설은 여전한 현역으로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인생의 새로운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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