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출범 ‘한국교회 하나됨 추구’ 포부 밝혀 … 예장합동 주도적 참여, 연합사역 전환점 기대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추구하는 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이하 한교총)가 출범했다. 한교총은 앞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을 포함, 개신교 전체를 아우르는 연합기구로 발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교총은 1월 9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송기성 목사)에서 출범감사예배를 드렸다. 출범예배에서 예장합동 김선규 총회장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대속물로 내어주셔서 우리를 하나로 만드셨듯이, 우리는 한 소망 안에서 일치하여 주님의 나라를 바라보아야 한다”며 “그간 한기총과 한교연이 많은 역할을 감당하며 공헌했으나, 이제는 대사회적인 문제에 더 힘을 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교총 출범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한교총이 교단 위의 상위기관이 되거나 각 교단의 교리를 무시한 채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교단별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국교회의 입장을 모아 사회와 정부에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총은 예장합동 김선규 총회장,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 기감 전명구 감독회장을 공동대표로 세웠다. 회원 조직은 한기총의 7.7. 정관을 기본 틀로 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총이 이단을 받아들이기 전 만들었던 7.7. 정관을 기준으로, 이전 가입교단은 그대로 인정하고 이후 가입한 교단들은 재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간 연합기관들이 교단과 무관하게 운영되어 온 것을 반성하며 교단간의 실질적인 연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다.
한교총이 공식적으로 출범하자, 교계는 기대와 걱정을 함께 하고 있다.
한국교회 교단장회의 주도로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에서 출발한 논의가 열매를 맺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던 한국교회는 매번 연합과 일치를 주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한교총 출범으로 인해 이번에는 그 꿈이 현실이 될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반면 한교총이 한기총과 한교연을 품지 못하고, 제3의 연합기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진정한 연합이 되려면 한기총과 한교연이 한교총에 들어와야 하지만 아직 미지수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1월 31일 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다룰 것으로 보이고, 한교연은 1월 6일 임원회에서 한국기독교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교연이 줄곧 주장했던 한기총의 이단문제 선결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출범감사예배 당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세계복음화전도협회가 한기총 탈퇴서를 제출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찾았다. 하지만 아직 임원회나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 류광수 목사가 소속되어 있는 교단도 여전히 한기총에 남아있다. 한기총은 10일 임원회와 실행위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다.
한교총은 이날 출범예배를 드렸지만 당장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예장합동과 예장대신, 기감, 기침은 실행위원회나 관련 위원회에서 참여를 결정했다. 그러나 예장통합을 비롯한 여러 교단들은 총회에서 가입결의를 받아야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한국교회를 아우르는 연합기구’의 실제 모습은 오는 10월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한교총 출범에서 가장 주목 받는 주인공은 예장합동 교단이다. 예장합동은 한기총 행정보류와 탈퇴 이후 3년 만에 교회연합사역에 동참하게 됐다. 지난 3일 합동 총회임원회와 교단연합교류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한교총에 참여해 대형교단으로서 교회연합운동에 역할을 감당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김선규 총회장은 한교총 설립과 출범 과정을 설명하고 “그동안 우리 교단이 대형교단이지만 한국교회 연합에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번 한교총을 통해서 총회가 한국교회를 아우르는 일을 감당할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교단연합교류위원회 위원들은 총회장의 설명을 듣고 “한교총에 가입해서 활동하자”고 결의했다. 이를 위한 후속 조치는 총회장과 서기에게 맡겨 진행하도록 했다. 한교총의 출범은 향후 예장합동과 한국교회의 연합사역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박용미 기자 mee@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