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총회장 김선규 목사
종교개혁 500주년 정신 올바로 담아내는 소통에 진력, 교단 자긍심 일깨울 것
총신 정상화 협력의 결단 기대 … 연합사업 교단 위상 걸맞은 목소리 낼 터
2017년 새해를 맞았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에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총회장 김선규 목사는 역사적 의미에 맞춰 교단의 경건성 회복, 분쟁 자제, 공교회성 강화를 실현하는 계기로 삼자고 강조했다. 김선규 총회장은 교단 발전을 위해서 신뢰 회복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교단 현안들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단 발전을 위한 구성원들의 참여도 주문했다. 교단이 진행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를 당부했다. 특히 재판의 공정성이 교단 신뢰의 바로미터임을 강조하며, 신뢰받는 일에 당사자들이 힘써 주기를 기대했다. 김선규 총회장으로부터 새해 교단이 나아가야할 방향성과 주요 현안, 그리고 해법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마감하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먼저 교단 산하 교회와 한국교회에 새해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한 해 우리 모두 긴 터널을 지나온 듯했는데 민족적 어려움이 새해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기도로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원합니다. 교단 산하 교회에는 부흥의 복이, 성도 가정에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도우심을 경험하는 복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가의 모든 문제가 하루 속히 안정되기를 기원합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도우셨고, 현재에도 임마누엘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며,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여호와 이레로 교단과 산하 교회와 노회와 성도들의 가정을 인도하실 것을 믿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올해는 역사적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인 뜻 깊은 해입니다. 종교개혁의 오늘의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며,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해 오늘 한국교회가 개혁되어야 할 요소가 있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종교개혁 500주년의 과정을 먼저 살펴보고, 신학적으로 종교개혁 정신을 재조명해서 현대에 변해야할 부분을 찾을 것입니다. 지금 한국사회가 살기 좋아지면서 영적으로 급격히 약화되는 추세인데, 먼저 우리가 변화를 이뤄야 합니다. 사실상 주일에 교회 가서 예배드리는 인구가 많다고 하지만 과거와 같은 영향력 있는 영성의 삶을 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나 공동체 안에 분열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입니다. 올해를 계기로 우리의 부요함을 내려놓고, 스스로 심령을 가난하게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치관과 삶이 합당한지 돌아보고 나 자신이 먼저 변화되고 회개하는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말씀하셨는데, 교단 내부적으로 개혁되어 변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며, 어떤 자세로 극복해야 할까요.
=현재 교단 안의 노회나 교회에 분쟁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로 인해 공교회를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자제하고 성경대로 화해와 용서를 통해 하나님 나라와 공교회를 잘 세워 가면 좋겠습니다. 경건성 역시 자성하는 마음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목사와 장로는 작은 그리스도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다운 삶이 드러나도록 희생과 헌신의 삶을 보여야 합니다. 누릴 수 있지만 스스로 낮아지고 섬김과 헌신의 자리로 간다면 사회적으로도 좋은 시각을 가질 것입니다.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개교회주의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교회들이 형제애를 갖고 지역의 교회와 소통하고 더불어 가는 모습이 있기를 바랍니다.
총회는 총대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총대들이 다양한 매스컴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인해 객관성 없이 교단을 일방적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이로 인해 교단과 지도자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올해 교단이 진행할 주요 사업은 무엇이며, 전국 교회가 주목하고 참여할 요소가 있다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 8개의 광역단위에서 대각성기도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각성기도회를 통해 함께 자성하는 기회를 갖고, 우리 시대에 가져야 할 영성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 대각성기도회는 지역의 노회들이 연합해 기도회를 갖는 형식입니다. 이번에 기도회에서 드려지는 헌금은 해당 지역에 가장 낮은 곳을 섬길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실추된 교회의 모습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든다면, 대구지역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화재가 발생한 대구서문시장에서 장보기운동을 전개한다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지역마다 구체적인 섬김이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대각성기도회는 1~2월 중에 지역별 위원들을 모아 구체적인 지침을 주고 진행할 것입니다.
제54회 목사장로기도회 역시 종교개혁 500주년의 주제에 맞춰 진행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현재의 개혁과 변화, 미래에 대한 다짐과 비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개혁신학의 범주 안에서 교단이 나가야할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시급하게 필요합니다. 개혁신학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 건강한 신학과 신앙을 공고히 하고, 교단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교단 산하 교회와 소통도 강화할 것입니다. 과거에 없었던 2개월에 한 번씩 언론 브리핑을 정례적으로 가질 예정입니다. 매월 전국 교회와 총대들에게 기도제목 발송하고 있습니다. 교단은 물론 산하 기관과 연합회의 각종 사업과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공유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전국 교회와 소통하는 모습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으신 일은 무엇인지요.
=아시다시피 총신대학교 문제가 교단의 큰 장애물입니다. 그리고 폐간 문제로 혼란한 기독신문사와 납골당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올해 중반부까지 마무리 지어야지 계속 길어지면 곤란합니다.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재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목사 장로 재교육 체제가 구축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단이 너무 비대해졌습니다. 대회제를 시행하게 되면 정치성도 약화되고 지역의 신학교도 살 것입니다. 교단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부분은 관심을 갖고 시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교단적 선교활동이 독립기구인 총회국내선교회(HMS)를 통해 역량이 모아져 전문성과 효율성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교단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떨어진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교단 불신은 장기적으로 교단 역량을 결집시키고 발전하는데 큰 장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총회장으로서 구성원들의 교단 불신 원인이 무엇이며, 이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시대가 어려울 뿐만 아니고 교회들도 규모가 크든 작든 어렵게 되었습니다. 자기 앞가림하기 바쁩니다. 산하 교회의 담임목사들이 총회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성도들에게 교단 소식을 알리지 않습니다. 교단을 위해 적극적인 동참이 있기를 바랍니다.
교단의 일이라는 것이 사람이 하기 때문에 100퍼센트 만족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회기는 과거보다 투명해지고 있습니다. 특별위원회의 경우, 특정 지역과 사람에 편중하지 않고 1인 1위원 원칙을 지켰습니다. 여기에 들어가지 못한 노회의 총대는 교단 행사 때 우선 배려해 소외시키지 않고 총회를 섬길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동안 싸우고 분열되고 매스컴에서 지도자에 대한 음해로 신뢰가 떨어졌습니다. 교단지인 <기독신문>이 좋은 소식을 전하는데 분발해 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재판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재판 1~2개가 잘못되면 교단에 대한 신뢰는 일거에 무너지게 됩니다. 지나친 정치화를 탈색시켜야 합니다.
▲앞서 총신대를 언급하셨습니다. 수년째 이어 온 총신대 문제에 근본적 해법이 없는지요.
=긴급처리권을 가진 이사들이 총신 사태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애타게 정상화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부르짖음을 무시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이사 개개인의 정치적 입장보다 총신과 교단을 위해 결단을 해야 합니다. 관선이사 나오면 교단 위상은 물론 한국교회 위상이 추락되는 부분이 있음을 명심해주길 바랍니다. 관계자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사 구성에 협력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12월 말 재단이사 구성에 실패했지만, 다행히 2월 초까지 유예기간이 있다고 하니 그 안에 이사를 구성해 정상화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 일부에서 관선이사가 나오기를 바란다는 말도 있는데 이것은 말도 안 됩니다. 교단의 역량으로 학교 발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교회총연합회가 1월 9일 출범합니다. 한교총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한교총은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동안 참여하지 않은 교단들이 명실공이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다. 한교총에 16개 교단이 협력하겠다는 회신이 왔기에 한교총 출범은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실현한다는데 의미가 큽니다. 여기에 우리 교단을 포함한 예장통합 예장대신 기성 기감 기침 기하성 등 7대 주요 교단 총회장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일하게 될 것입니다. 기타 교단과 단체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만장일치로 가입절차를 밟아 받을 것입니다. 현재까지 향후 5년간 선거를 치르지 말고, 각 교단의 총회장들이 공동 집단체제로 운영하기로 이야기됐습니다. 그리고 교단과 단체를 구분해 운영할 것입니다
한교총 가입과 관련해 교단 내부적으로 곡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WCC와 동성애를 지지하는 교단과 어떻게 연합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한교총이라는 연합기구를 만드는 것은 한국교회가 대사회 대정부 대북한 관계, 그리고 나눠진 한기총 한교연을 통합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교단의 정체성과 교리가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어지러운 정부와 사회에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일에 우리 교단이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주도권을 갖고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한교총에 가입하는 교단에 대해 이슬람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서명을 했습니다. 우리 교단의 신학과 정체성이 훼손되는 부분이 아님을 꼭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정리=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