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구센서스 관련 ‘개신교는 과연 약진했는가?’ 특별 포럼

▲ '개신교는 과연 약진했는가?' 특별 포럼에서 양희송 대표, 변상욱 대기자, 지용근 대표, 정재영 교수, 장근성 상임대표(왼쪽부터)가 좌담회를 갖고 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개신교 인구가 증가한 사건은 한국교회에 기쁨보다 ‘왜?’라는 의문을 던졌다. 대표 교단들의 교세 통계가 현저히 감소한 가운데서 123만이라는 이해 못할 수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결과가 개신교의 진정한 성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자만하지 말고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월 5일 청어람ARMC와 학원복음화협의회,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서울 종암동 성복중앙교회에서 ‘개신교는 과연 약진했는가?’ 특별 포럼을 열었다. 참석한 발제자들은 조사방법의 변화, 이단 및 가나안 교인의 증가, 비주류 교단의 성장을 개신교 인구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지용근 대표(지앤컴리서치)는 “이번에 인터넷 조사가 추가되면서 상대적으로 고학력자들이 모인 개신교가 이득을 본 측면이 있다”며 “과거에 있었던 교회 출석 경험을 종교로 표현한 경우나, 부모가 개신교일 때 자녀가 교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개신교인으로 표시한 경우가 많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교회는 출석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개신교인이라고 생각하는 가나안 교인들도 이런 결과에 한 몫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런 수치적 증가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이 결과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한국교회가 발전해나갈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번 센서스 결과에서 주의 깊게 볼 부분은 무종교인의 증가였다.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인구 비율이 전체의 56.1%로 절반이 넘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전체적인 종교인구가 줄었다는 것은 기성 종교가 현대인들에게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특히 20대에서 무종교인이 가장 많다는 수치는 삶의 여건이 팍팍한 이들에게 종교가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기성 종교들이 현대인의 삶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나안 교인들에 대한 접근 방식을 연구하는 것도 한국교회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는 기성 종교의 전반적인 쇠퇴 와중에도 어쨌든 유일하게 개신교가 성장세를 보인 이유는 ‘강한 정체성’에 호소하는 개신교의 선교 전략 때문으로 봤다. 개신교 정체성은 공유하지만, 제도권에 대한 입장에는 대립된 이들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양 대표는 “그간 성도들을 교회에 묶어두는 방식으로 진행했던 훈련과 양육에 이제는 내실을 기할 때다. 훈련과 양육을 성도 관리 차원에서 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스스로 자기개혁을 해 나가면서 종교에 비판적인 이들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성 중심의 교회구조가 지속되다보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변상욱 대기자(CBS)는 “결과를 보면 남성은 종교의 범위 안에 들어오기는 어렵지만 빠져나가기는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가 여성들은 뒤치다꺼리만 하는 가부장적 제도에 머무른다면 호되게 당할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현재 천주교는 여신도의 증가율이 둔화되고 수녀들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 개신교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또한 한국교회가 이주민과 탈북자, 다문화가정을 품어온 것이 개신교 인구 증가에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며 “결혼과 육아 등 한국교회가 직접 성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문제에 적극 나서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