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목사의 세상보기

한국인처럼 풍수지리를 좋아하는 민족은 없을 것이다. 풍수지리설은 지금 뿐 아니라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복을 받고 싶은 욕심으로 인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풍수지리는 음양오행설을 그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서 인간들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인 천지는 아주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이 풍수지리이다. 풍수지리에서 땅은 무생물체가 아닌 기(氣)를 가진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한다.

한국인들 특히 비기독교인들의 풍수신앙은 일반적인 기복신앙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 풍수신앙은 기복신앙처럼 단기적 축복뿐만 아니고 장기적 축복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즉 현세의 자신과 가족 뿐 아니라 장차 자손의 운명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풍수(風水)란 바람과 물을 말한다. 풍수에서는 천지의 기를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흉한 일을 길한 일로 바꿀 수 있고, 반대로 길한 일을 흉한 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풍수라 하면 양기(陽氣)풍수와 양택(陽宅)풍수, 음택(陰宅)풍수로 나뉜다.

양기풍수라 함은 민족이나 국가 등 집단 단위의 마을이나 도읍과 관련이 있다. 여기에 대해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새로운 국가의 도읍 선정을 두고 터를 본 것이 역사의 정설이다. 바로 조선을 세울 때 무학대사가 도선비기를 중심하여 한양을 도읍으로 삼은 것이 그 예이기도 하다. 양택풍수란 주택에 관련된 풍수를 말한다. 과거에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도 풍수지리를 따라 지었다. 풍수 중 매우 중요시되는 것이 음택풍수이다. 이는 묘지에 관한 풍수인데 산 사람의 공간인 현재의 주택보다는 죽은 자의 공간인 무덤을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이른바 명당(明堂)을 찾는데 명당이란 한자가 보여주듯이 일(日)자와 월(月)자의 조화, 즉 양과 음이 조화되는 곳을 말함이다.

따라서 옛날부터 음기(陰氣)인 지기(地氣)가 왕성한 곳에 묘를 쓰면 양기(陽氣)가 가득하여 만사가 잘 된다는 것이 풍수사상이다. 이는 범신론적인 개념에서 온 잘못된 사상으로 죽은 조상의 혼령과 땅의 기의 조화가 현생 인간들의 화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허무한 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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