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시인)

새해 아침을 맞았다. 지난 한 해는 아쉬움과 회한이 쌓인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꿈과 희망으로 충만했던 기세는 어느덧 꺾이고 허허벌판 같은 가슴에 퇴적되는 영적고갈, 기진맥진, 탈진, 죄송함과 자괴감…. 특별히 국정농단, 탄핵사건 등 미증유의 혼란 속에 또 다른 사회적 스트레스, 집단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박탈감과 실망, 분노를 느꼈다. 국가지도자가 청지기 의식을 가졌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겠는가.

청지기는 주인이 아니다. 청지기는 주인을 위해 사는 머슴이요, 종이다. 자기주장을 전혀 하지 않고 주인이 시키는 대로 일하고 관리하며 주인의 기쁨을 위해 사는 존재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오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충성하는 머슴이 되어야 한다. 나의 주장이란 일절 없이 하나님을 위해 살고 하나님의 것을 관리하며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살아야 한다. 그런데 청지기가 아닌 사람은 인생의 목표가 자기에게 있다. 이런 사람은 결국 탈선하여 모든 것을 잃고 허무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청지기는 언제나 절대 기쁨, 절대 만족, 절대 행복의 충만함 속에서 산다. 그러므로 새해에는 다시 청지기 영성으로 살아보자. 그대는 주인 되신 하나님을 섬기며 사는 행복한 청지기인가, 세상의 정욕과 탐욕에 눈 먼 불행한 노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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