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베들레헴에서 있었던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의 의의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의 일회적 사건이 아닌 지속적 사건으로 지금도 우리 속에서 현존한다는데 있다. 성육신은 문자 그대로 거룩하신 하나님이 비천한 인간 육체를 입으신 사건으로 인간 삶 속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신 사건이다.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은 영원한 세계와 죄악이 넘치는 세계를 만남과 화해의 세계로 변화시킨 사건이다. 만일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이 없었다면 인간은 자신들이 겪어야하는 총체적 고통과 좌절과 비극을 겪어야만 했을 것이다. 성육신 사건은 나와의 관계에서 조명하고 그 의미를 찾아야 감동적인 사건이 된다. 다시 말하면 나를 위한 성육신이 성립되어야만 한다.

주님께서 하나님과 동등 됨을 포기하시고 비천한 인간 역사의 현실 속에서 성육신하신 궁극적 까닭은 비천한 인간의 삶을 존귀한 삶으로 바꾸시려는데 있다. 그것은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하려 하심이며 모든 억눌린 억압에서 해방되게 하려하심이다. 또한 절망과 좌절의 굴레를 벗고 소망과 생명을 얻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땅에 있는 지체를 따라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으로 두더지처럼 살고자 했던 인간들에게 영원한 나라를 대망하며 영원지향적인 삶을 살도록 하시려는 크신 뜻이었다.

따라서 성육신 신앙의 소유자는 날마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사는 삶의 자세를 지녀야한다. 예수께서는 지상왕국에서 좌우편에 앉게 해달라는 요한과 야고보 형제의 요청을 교정해주셨다. 바울도 골로새교회를 향하여 “위에 것을 찾으라”고 하셨다. 이것은 수평적 삶의 차원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삶의 차원을 조정하라는 주님의 명령이다. 주님은 자신의 승천을 바라보는 무리들에게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되라고 하셨다.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신 목적은 가까운데 있는 자나 먼데 있는 자나 모두 구원하시려는데 있다.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저 높은 곳을 향하여’라는 구호아래 낮은 곳을 보지 못하는 누를 범할 수 있음을 말이다.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오신 사건이다. 다시 말하면 낮은 곳에 살고 있는 자와 천한 자, 서럽고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와 생명을 주시고자 함이었다. 성육신의 참뜻은 더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이다. 그곳은 주님이 유대 땅에서 거니신 곳이며, 주님의 사랑의 손길과 체취가 서려있는 곳이다. 성육신의 참뜻은 나눔과 섬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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