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기독문화계도 풍성했다. 음반 출판, 전시, 공연 등 각 분야에서 불황을 타개하려는 새로운 시도들이 주목을 받았다.

기독출판, 문학 분야 재주목 … 신학과 사회 접목시도도 ‘눈길’
기독미술 순회전시 활발 … 다양한 창작공연무대 사랑 받아

2016년 기독문화계는 전반적인 침체 가운데서도 이를 탈피하려는 종사자들의 아이디어가 빛났던 한해였다. 교계문화기자모임인 CC+가 12월 15일 서울 동숭동 동숭교회에서 연말모임을 열고, 전문가들과 함께 음반 출판 미술·공연 등 각 분야의 특징을 정리했다.(영화는 제2079호 참조)<편집자 주>

 

음반

올해 CCM계는 크게 ‘워십팀들의 변화’와 ‘음반의 질적 향상’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그동안 예배음악을 주도했던 마커스와 어노인팅의 양대 축에 제이어스라는 젊은 예배팀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몇 해 전부터 청소년과 청년 등 젊은 세대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더니, 올해 <Love never fails>라는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팟캐스트 ‘CCM 공방’에서 500여 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올해의 워십 부분에서 47.76%라는 압도적인 몰표로 1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제이어스는 내용적으로도 그리스도인들의 진지한 고민을 담아내 의미 있는 변화를 주도했다. 전통의 강자 어노인팅과 마커스워십도 삶과 예배에 대해 깊이 있는 주제들을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을 보였다. 마커스워십은 10월에 새 앨범을 발매하며 일반인 대상으로 공모를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다수 출시되어 듣는 이들을 즐겁게 했는데, 여기에 훌륭한 연주와 보컬이 더해져 질적으로도 진일보했다. 오화평트리오와 김진의 재주연주앨범, 김지훈과 Plan.Z 등 싱어송라이터들의 앨범, 신효선 이지혜 리민 등 젊은 보컬리스트들의 앨범, 텐트메이커스와 클레이브라운 등의 리메이크 싱글앨범들이 주목을 받았다.

특별히 비와이라는 힙합 뮤지션이 혜성같이 등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크리스천 뮤지션들에게 큰 영감과 함께 새로운 도전의식을 던져주었다.

여전히 보완되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1인 제작 앨범이 많고, 찬양사역자들이 두세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열악한 현실 속에서 이들이 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CCM 공방’ 진행자인 주창훈 씨는 “일 년에 1000여 장에 가까운 앨범이 나오면서 포화상태이긴 하나 양질의 음악이 나오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며 “중견 사역자들이 신인 사역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공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CM 공방’ 투표 결과:올해의 워십-제이어스 <Love never fails> 올해의 CCM(정규)-홀리원 <Message Hymn> 올해의 CCM(싱글)-텐트메이커스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올해의 신인-김지훈 <Confession>.

출판

도서정가제로 전반적인 하향세를 보였던 2015년에 이어 올해도 특별한 반등 없이 출판계의 침체는 계속됐다. 작년에 워낙 떨어졌던 매출지수는 올해 다소 올랐으나 소비지수는 더 떨어졌다. 기독출판계도 마찬가지였다. 평균적으로 전체의 7~8%였던 기독출판 시장이 올해는 4~5%를 기록했다.

어려운 와중에서도 희망적인 것은 시와 소설 등 문학이 다시 관심을 받았다는 점이다. 특히 소설 분야의 경우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시집의 출판 역시 늘어났다. <천로역정> <벤허> 등 고전 소설들의 출간도 줄을 이었다. 특별히 ‘문학으로서의 성경’이 주목 받아 성경읽기를 위한 책 출간도 많았다. 이전에는 성경통독 등 매일 같이 조금씩 ‘읽는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이야기’를 읽고 ‘맥락을 이해하는’ 양질의 독서를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학과 사회의 접목도 빼놓을 수 없다. 기독교의 사회참여나 사회정의에 대한 논의가 후반기에 집중되었는데, 주로 신학서적에서 출발한 기존 교회들의 구원론, 교회론, 사회론 등에 대한 담론이 사회비판과 교회비판의 풍조로 이어졌다. SNS에서 유명해진 신표나 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의 활동은 많은 교인들이 그리스도인의 사회참여와 성경정의의 실현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논란이 되었던 표절 사건이 자성의 목소리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표절 사건 직후 전체 출판사들이 출간 예정이었던 신학서적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한동안 신학서적이 뜸하게 출간되기도 했다. 꾸준하게 방대하고도 깊이 있는 신학 책들을 출판하고 있는 새물결플러스나 부흥과개혁, 복있는사람 등의 출판사들이 명성을 얻었다.

올 한해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책은 이철환 작가의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생명의말씀사)였다. 그러나 판매량은 1만 부를 넘지 못했다.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예전 베스트셀러들은 50만부를 넘겼으나 지금은 인기 작가 초판이 평균 3000부”라며 “기독교 책도 하나의 기준으로 묶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재미있다. 독자들이 여러 분야의 기독교 책에 도전하고 구매하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공연

3대 기독미술협회인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한국미술인선교회, 아트미션은 올해도 다양한 전시회들로 기독미술의 행보를 이끌었다.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은 조각가 이정자 권사가 수상했고,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대상은 윤호선 작가가 수상했다. 미술계의 큰 별인 원로작가들이 소천해 안타까움을 남기기도 했다. 여성미술인을 위한 석주문화재단을 만든 석주 윤영자 권사가 올해 9월 세상을 떠났고, 이화여대 미술대학학장이었던 오당 안동숙 장로 역시 별세했다.
성도들이 기독교미술을 접하는 것에 막연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탈피하기 위해 교회 순회 전시가 활발하게 열렸다. 교회 내 카페나 갤러리에서 열렸던 미술전들은 성도들의 기독교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캘리그래피의 대 유행은 미술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교회가 미술을 멀게 느끼지 말고, 적극 활용해 복음전파의 통로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사무총장 정두옥 작가는 “주보나 헌금봉투, 강단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술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미술을 가깝게 여겨 기독문화가 더 풍성해지고,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 한해 기독공연은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절기 공연에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창작 공연들이 다수 제작됐다. 기존 공연이 더 수준 높게 수정 및 보완되기도 햇다. <마리아 마리아>가 재단장되어 다시 무대에 올랐고, <천로역정>은 연극에서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17세> <요한계시록> <유츄프라카치아> 등도 재공연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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