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초심 잃지 않고 반듯한 성장 열매 맺다

개척 초기 비전 업그레이드, 전교인 헌신 바탕 구체적인 선교사역 진력

올해 초 전주 초청교회(이기봉 목사)가 정한 표어는 ‘부흥! 다시 한 번, 강권하여 내 집을 채우라!’였다. 26년 전 교회 개척 당시의 표어로 돌아간 것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향수나, 현실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그런 게 아니었다.

“초심을 잊지 말자는 뜻을 담아 정한 표어입니다. 이미 우리가 이룬 많은 것들로 인해 스스로 느슨해지기 쉬운 시점에 다시금 개척시절의 마음가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믿음의 주먹을 불끈 쥐고, 비장한 각오를 다지자는 것이었습니다.”

▲ 전주 초청교회는 한 눈 팔지 않고 사명을 향해 달려왔다. 이웃들과 삼계탕을 나누며 섬기는 교우들의 모습이 정겹다.

이기봉 목사의 말처럼 실제로 초청교회는 개척 당시에 꿈꾸었던 많은 것들을 이루었다. ‘예배회복’ ‘하나님의 인재양성’ ‘지역복음화를 기반으로 한 세계선교’ 등 일곱 가지로 세웠던 목표들 대부분이 이미 안정된 궤도에 올라 풍성하게 열매 맺는 중이다.

어떤 바람이나 물결에도 아랑곳 않고 당초 정해둔 방향으로 옹골차게 걸어간 결과다. 그 중에서도 ‘지역복음화를 기반으로 한 세계선교’는 단연 알차게 진행된 사역분야이다. ‘초청’이라는 단어에서 알아챌 수 있는 것처럼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온 교우가 혼연일체가 되었고, 그렇게 해서 쌓인 동력들은 다시 해외로 흘려보내는 선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우선 전도에 대한 열심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초청교회 식구들은 자부한다. 담임목사가 앞장서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모범을 보이며, 장로들은 제각기 담당하는 12개 사역국의 활동들을 통해 노방전도, 문서선교, 봉사 및 구제사역 등을 전개하며 이웃들과 활발히 소통한다.

성도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태도들은 신문 형식의 간행물인 ‘초청사람들’처럼 지역사회에서 제법 명성을 떨치는 문서사역이나, 해마다 연초 교회설립기념일을 즈음해 펼쳤던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 혹은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삼계탕·팥죽나누기 행사 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로 인한 열매들은 2007년 인도 뱅갈로에 첫 해외 개척을 시작한 이후로 태국 치앙마이, 필리핀 루세나, 캄보디아 등지에 잇달아 교회를 개척하고 학교를 세우며 선교사를 파송하는 재생산으로 이어졌다.

남들 보기에는 마치 몰아붙이듯 급작스럽게 성장이 이루어진 것 같지만, 정작 초청교회 성도 자신들은 그 속도를 체감하지 못하는 눈치이다. 어떤 사역이든 최선을 다하되 충분히 주변 여건이 무르익은 상황에서 진행했고, 절대로 무리해서 추진하는 방식은 피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매년 교회설립주일이 되면 다양한 방식으로 교회의 정체성과 목표들을 재차 확인하고 점검하는 기회를 가지면서, 이를 통해 성도들의 마음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데 힘썼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반듯하고 꾸준한 성장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교회설립 25주년을 보내고 예배당 헌당식까지 완료하면서 초청교회는 전환점을 찾았다. 이기봉 목사가 은퇴시점으로 정한 10년 후까지 국내 4개 지역과, 해외 8개 지역 등 총 12곳에 교회를 개척하기로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한 것이다. 초창기의 비전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 꿈이 업그레이드되고, 구체화했을 뿐이다.

이미 이강용 선교사를 필리핀에 파송하면서 10개년 계획의 첫 단추가 성공적으로 꿰어졌다. 올해 9월에는 신흥 인구밀집지역인 전주 하가지구에 씨앗초청교회를 개척했고, 내년에는 필리핀 루세나에 또 하나의 교회를 개척할 예정이다.

규모로 보아서는 엄청난 자원이 필요해보이지만 초청교회 교우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서로 머리를 맞대어 궁리한 결과 목회운영에 결코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원활하게 계획이 추진될 수 있게 로드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은 목회기간을 편하게 보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초청교회를 통해 누렸던 하나님의 은혜, 이웃들의 성원과 사랑을 떠올리며 사명에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디까지 허락하실지 모르지만, 저희에게 주신 꿈들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착실하게 실현시키고 싶습니다.”

이기봉 목사의 말처럼 초청교회는 항상 초심을 지켜왔고, 계속해서 그 마음으로 걸어갈 것이다. 푯대를 향해 다가갈수록 최후 승리의 면류관도 가까워지리라.

 

▲ 목회의 기본을 복종과 헌신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기봉 목사.

인터뷰/ 이기봉 목사

“내 뜻을 이루는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 뜻을 이루는 목회를 소망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라는 확신이 들면 기필코 도전했고, 세상 사람들이 성공이라 부를만한 일도 하나님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이기봉 목사는 초청교회에서 보낸 세월을 이렇게 요약한다. ‘복종’이라는 단어를 교회 이름을 작명할 때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자신의 마음 깊은 데에 항상 간직해두고 초심을 지키는 시금석으로 삼았던 모양이다.

“조기 은퇴를 결심하고 선언한 것도, 선교 10주년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도 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게 아니라 초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서 내린 결정입니다. 더 거창한 계획을 세울 수도 있었겠지만 하나님께서 그것으로 족하다고 여기시는 듯해 순종하면서 남은 사명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인재들을 키우는 교회, 구제와 봉사에 앞장서는 교회, 전도와 선교로 복음의 지경을 넓히는 교회 등 오늘날 좋은 평판을 받는 공동체로 우뚝 서게 된 공도 이기봉 목사는 오랜 시간 동역한 교우들과, 성원해 준 이웃들에게 돌리며 반드시 보답하는 인생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는 늘 초심을 잃지 말라고 다그친다.

또한 젊은 후배들에게 개척사역이 고되고 힘든 길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초반기의 자세가 중요하다며 ‘일 년이라도 더 빠르게 사명에 더욱 헌신하고 집중한다면 반드시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개척하기에는 이미 늦은 시기라며 만류했어도, 건강한 교회 하나만이라도 하나님께 바치고 은퇴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마지막 날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종이었다는 칭찬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전주 초청교회는 진심을 다한 초청장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고 섬긴다. 사진은 초청교회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마련한 여행 참가자들.

“따뜻한 초청은 늘 진심이 되어 돌아왔다”

개척 당시 교회이름을 결정하는 과정에 이기봉 목사는 ‘초청교회’와 ‘복종교회’ 사이에서 오래 고민했다고 털어놓는다.

‘초청’은 물론 일차적으로 예수를 알지 못하는 이웃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청함을 받은 이들이 실망하거나 후회하지 않도록 영적인 양식들을 풍족하게 공급했고, 사랑으로 보살폈다. 초청을 받았던 이들은 시나브로 다시 다른 이들을 초청하는 입장이 됐다.

교회 몸집 불리는 초청의 개념만은 아니었다. 가난한 이들을 한 끼라도 더 먹이고, 쌀 한 톨이라도 더 나누려는 진솔한 마음의 초청이 계속되었다. 어린 인재들과 불우청소년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꾸준히 추진됐다.

초청교회의 초대장은 배타적이지도 않다. 농어촌 미자립교회와 도시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극진하게 대접하는 일들도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에게 국내 명소탐방에 이어 해외여행의 기회까지 마련해주는 등 베푸는 손길이 점점 커지는 중이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 또한 마땅히 짊어질 짐으로 여기며 기쁘게 감당한다.

서전주노회주일학교연합회와 함께 원데이수련회를 열어 작은 교회 아이들을 섬기고, 이웃 교회들과 연합찬양제를 공동 개최해 교파를 초월한 사귐을 가지며, 진안 학동마을과 결연을 통해 도농교류의 기회를 마련하는 등 행복한 초청은 다양한 방식과 대상들로 옮겨지고 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누구나 초청받아 한 데 어울리는 성경 속 잔치 같은 공동체의 모습이 완성되기까지, 초청교회는 더욱 사려 깊고 정성 가득한 초청장을 세상을 향해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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