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치른 제6회 총회... 한기총과 통합 논의 후폭풍

▲ 한국교회연합이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제6회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조용히 치른 제6회 총회 … 예장대신 총대파송 보류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 12월 8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제6회 총회를 열고 새 대표회장에 정서영 목사(예장개혁·총신중앙교회)를 추대했다.

이날 총회는 총회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조용했다. 서기는 총대 353명 중 162 명이 출석(위임 57명)했다고 발표했으나, 자리에 앉아 있는 숫자는 100여 명이 채 되지 않았다.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이하 한교추) 쪽으로 쏠려있는 예장대신이 총대 파송을 보류하는 등, 한기총과 통합 논의 후폭풍으로 총회까지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예장대신은 12월 6일 임원회에서 한교연 측이 전광훈 목사의 대표회장 후보 등록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총대 파송을 보류했다. 그러나 내막은 한교연이 이종승 총회장을 한교추 위원으로 파송하지 않고, 한국교회 교단장회의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통합 방식에 찬성하지 않는 것을 못마땅해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총회에서 박수로 추대 받은 신임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회원들의 뜻을 잘 받들어서 종의 자세로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서영 대표회장 역시 한교추 합류와 관련해 이단 문제 선결이라는 기존 한교연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교연은 총회 이틀 전 열었던 임원회에서 한교추를 초창기 9인만 인정하겠다며, 9인위를 초청해 관련 내용을 논의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또한 최근 한교추가 한교연 회원교단에게 가입 신청서 등을 보내고 있는 것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회원교단들에 한교연의 입장을 정확하게 정리한 공문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신입회원으로는 대한예수교장로회개혁총회(청량리)를 받았다. 한국독립교회선교연합회 가입은 보류했다. 소속 교단에서 징계 등을 받은 후 탈퇴한 교회들을 가입시켰다는 이유다. 새 회기 사역으로는 노숙인 밥퍼행사, 미혼모자 물품지원행사, 한반도 평화통일기도회, 독도지킴 행사, 종교개혁500주년 기념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회 말미에는 ▲불의한 정치권력에 야합해 선지적 사명을 망각한 죄악을 회개하고 민족과 사회 앞에 빛과 소금의 본분을 다한다 ▲구조적 모순과 고통으로 양극화된 이 땅에 평화와 화해로 오신 주님을 본 받아 작은 자를 가슴에 품고 섬긴다 ▲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양보와 협력, 조화와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 나간다 등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편 한교연 총회 다음날 한교추가 한교연 관계자를 초청해 양 기관 통합 논의를 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양 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질지 관심거리다. 한교추는 12월 9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회의를 열었으나, 이날 역시 한교연 파송 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자 예장합동 김선규 총회장과 기감 전용재 직전감독회장에게 의견 조율을 맡겼다. 이에 한교연 측은 현 대표회장 및 증경대표회장들이 자리에 나설 예정이다.

박위근 증경대표회장은 “한교연 4인, 한기총 3인, 교단장회의 2인 등이었던 9인위가 가장 적합하다. 9인위에서부터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서, 새로운 기구 탄생이 아닌 양 기관 연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회장은 “한교연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38개 교단과 10개 단체들이 참여해 가장 건전하고 모범적인 교회연합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제2부흥기를 책임지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지금의 침체를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한교연이 국가와 사회를 선도하는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하겠다며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이슬람 확산, 종교인 과세 등 당면 과제들을 해결하는 초교파 대응기구를 만들어 조직적인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에 앞서 한국교회가 먼저 갱신하고 부흥하는 일에 매진해 “한국교회에 만연한 세속화의 물결을 배격하고, 실천적인 갱신과 개혁운동에 한교연이 중심에 서겠다”고도 했다.

연합에 대한 방향성도 분명히 했다. 정 대표회장은 “이 일은 매우 시급하고 중차대한 일임에 틀림없으나, 자칫 인위적이고 정치적인 통합을 시도할 경우 또 다른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다”며 “이단사이비를 제외한 한국교회 전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연합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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