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헨델 메시아 대연주회 열어
시대 아픔 위로하는 따뜻한 무대 마련 ‘호응’

▲ 대구동부교회가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대연주회로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하고 성탄의 서막을 올렸다. 올해 ‘메시아’ 대연주회는 이전보다 색다르게 구성되어 신선함을 더했다. 대구동부교회 할렐루야찬양대와 솔리스트들이 합창을 하고 있다.

아홉 번째였다. 성탄의 계절에 절망과 불협이 가득한 시대를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대구동부교회(김서택 목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대연주회를 열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무대에 올리는 ‘메시아’ 연주회이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컸다. 한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만나는 추위에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꽁꽁 얼어붙은 지역 정서, 여기에 더해 최근 인근의 대구서문시장 대화재까지. 겹겹이 마음을 무너뜨리는 일들로 침통함 이어지는 시기에 연주된 ‘메시아’는 시대의 아픔을 품기에 더할 나위없는 선물이었다. ‘메시아’ 곡을 탄생시킬 당시 헨델의 처지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메시아’를 작곡할 당시 헨델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대음악가였지만 잇따른 실패로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고, 설상가상 뇌출혈로 몸의 일부분이 마비되어 제대로 걷지 못하는 처지였다. 이러한 때에 불과 24일 만에 완성시킨 ‘메시아’는 위대한 음악과 성경의 메시지로 시공간을 초월해 인류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해주고 있다.

▲ 대연주회를 관람한 성도들이 기립박수로 연주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12월 11일 주일 오후 5시 대구동부교회 본당에서 막을 올린 메시아 대연주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무대로 꾸며졌다. 그동안 오케스트라에 의존한 연주였다면, 이번에는 찬양대에 비중을 둔 것이 특징이었다. ‘메시아’는 모두 성경의 내용이기에 음악 뿐 아니라 대본에서부터 오는 위대함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또한 곡 속의 장면들을 단락으로 묶어 음악과 대본 모두 연결성을 갖도록 해 메시지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한 차별성도 돋보였다.

이외에도 9번째의 ‘메시아’ 대연주회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요소들을 많이 선보였다. 지금까지 한 차례도 연주하지 않았던 곡들을 다수 넣은 것이며, 피아노가 탄생하기 전에 사용했던 건반악기인 챔발로를 처음으로 연주했다. 전국에 내로라하는 전문성악가들을 솔리스트로 대거 초청해 연주회의 격을 높였다. 예전보다 신선한 무대를 꾸밀 수 있었던 것은 지휘자 노운병 교수의 역할이 컸다. 노 교수는 경북대학교에서 음악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대구동부교회 할렐루야찬양대 지휘자로 부임해 첫 ‘메시아’ 대연주회 진행을 맡았다. 첫 무대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메시아’가 주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9번의 연주회 모두 관람한 대구동부교회 임종복 장로는 “평화를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노래하는 ‘메시아’를 통해 대구에 평화와 화평이 임하기를 기도하며 관람했습니다. 어려운 경제 환경과 특히 최근 발생한 대구서문시장 화재와 대통령 탄핵문제 등으로 요동치는 대구 땅에 이번 연주회가 조금이나마 하나님의 위로와 평화가 전해지기를 소망합니다”라고 흡족해 했다.

한편 대구동부교회는 ‘메시아’ 대연주회를 시작으로 12월 말까지 의미 있는 성탄의 계절을 보낸다. 오는 20일, 올해 처음으로 ‘남과 북이 함께 하는 성탄’이라는 의미를 담아 탈북민 초청 위로회를 연다. 이날 80여 명의 탈북민을 교회로 초대해 예배와 공연, 식사 및 선물로 풍성한 대접을 할 예정이다. 이어 21일에는 군부대를 방문한다. 군 복무중인 장병들에게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고, 추운 겨울을 지내는데 필요한 따뜻한 마음과 선물을 전한다.

성탄절 당일 드려지는 성탄헌금을 전액 사랑이 필요한 곳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대구동부교회는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는 한편, 올해는 특별하게 화재가 난 대구서문시장 복구와 지진 피해를 입은 교회의 예배당 건축에도 정성을 보탤 계획이다.

김서택 목사는 “헨델의 ‘메시아’는 하나의 설교 메시지입니다. 고난 속에서 최고의 성취를 이룬 헨델처럼 우리의 삶이 비록 피폐할지라도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걸으신 고난과 버림받음, 그리고 부활과 영생의 약속을 믿으며 희망을 갖자는 메시지를 공유하고자 매년 연주회를 갖고 있습니다”라며 연주회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김 목사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는 오늘의 대한민국과 대구 땅에 위로가 되고, 나아가 평화가 임하는 축복이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