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맞아 ‘사랑의 쌀 나누기’ 섬김 선택
전교인 헌신적 참여, 이웃들은 ‘함박웃음’

▲ 대방교회가 설립 70주년을 맞아 올 한 해 동작구와 영등포구에 사는 어려운 이웃들, 전국 장애인 시설, 탈북민 등에게 사랑의 쌀 1710포대를 전달했다.

많은 교회들이 교회 설립 몇 십 주년을 기념해 각종 행사를 한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음악회를 열기도 하고, 교인들의 단합을 위해 운동회를 열기도 한다. 어떤 교회는 해외에 기념교회당을 세우기도 한다. 다들 어떻게 하면 교회 설립을 더 기념하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다.

대방교회 길현주 목사도 지난해 말 비슷한 고민을 했었다. 2016년 교회 설립 70주년을 맞아 하나님께서 대방교회에 내려주신 은혜를 어떻게 기념하고 보답할까 하는 생각이었다. 길 목사가 기도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이웃에게 흘려보내자’였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사랑의 쌀 나누기’를 택했다. 길 목사의 제안에 당회도 흔쾌히 동의했다.

“1월 첫 주부터 쌀이나 3만원씩을 헌금하자고 광고를 했어요. 3만원이면 10킬로그램짜리 고급 햅쌀 한 포대를 살 수 있거든요.”

70주년 감사를 이웃 사랑으로 실천하자는 길 목사의 제안에 교인들은 자발적으로 헌금에 나섰다. 집에서 쌀 포대를 직접 가져오는 교인도 있었고, 100포대에 해당하는 돈을 헌금하는 교인도 있었다. 대방교회는 쌀 나누기를 시작하며 교회당 1층에 ‘사랑의 쌀 나무’를 설치했는데, 나무에는 쌀을 기증한 교인들의 이름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기증에 참여하는 교인들도 많았다.

보다 많은 이들이 도움을 받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대방교회는 매월 수혜자들을 달리했다. 1월에는 교회 내 어려운 교인들에게 쌀을 나눴고, 2월에는 노회 내 미자립교회들, 3월에는 동작구와 영등포구 관내 가난한 이웃들, 4월에는 천안과 가평, 서울에 있는 장애인 시설에 쌀을 보냈다.
“한 번은 구청 직원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목사님, 도시에도 보릿고개가 있습니다’. 아예 어려우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차상위계층도 많다는 얘기였어요. 그래서 성탄절을 맞아 동작구와 영등포구청에 400포대를 더 보냈어요.”

길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9월에는 탈북민들을 지원하는 서울동부하나센터를 찾아 생필품이 가득 담긴 선물상자를 전했다. 탈북민들은 뜻밖의 추석 선물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뜻 깊은 일도 있었다. 탈북 청년 한 명이 실명이 돼 생활이 어렵다는 이야기에, 대방교회는 장학금 형식으로 생활비를 계속 지원키로 했다.

11월에는 전국 오지교회와 섬교회를 지원하는 낙도선교회(대표:박원희 목사)에 쌀 333포대에 해당하는 1000만원을 전달했다. 전달식에서 대방교회는 낙도선교회 활동에 감동을 받아 장기적인 후원도 약속했다. 박원희 목사는 “낙도 선교의 어려움을 알아주신 것도 고마운데, 장기적인 지원까지 약속해 주셨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올 한 해 대방교회가 나눈 사랑의 쌀은 1710포대에 달한다. 돈으로 환산하면 5130만원이나 된다. 길 목사는 “1000포대만 나눠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1700포대도 넘게 됐다”며 헌신적으로 쌀 나누기에 참여한 교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이웃 섬김으로 대방교회는 다시 한번 교회 본질 사명을 되새겼다.

사랑의 쌀 나누기는 대방교회가 그동안 실천해온 이웃 사랑 실천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대방교회는 2005년 길 목사가 부임한 후부터 매달 대방동과 신길동에 사는 차상위층 32가정에 매달 5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또 반찬 봉사, 탈북민과 어르신 초청 잔치, 이웃 초청 음악회, 이웃을 위한 북카페 개설 등 대방교회는 다양한 이웃 섬김 사역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방교회는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 서너 곳에 10년째 장학금도 주고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이 50만원 정도 되더라고요. 가난한 분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겠다 싶었어요.”
길 목사는 이 같은 이웃 섬김은 교회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대방교회는 앞으로도 세상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는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요즘 한국교회도 혼란스럽고 나라도 갈피를 못 잡고 있잖아요.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본질과 기본으로 바로 서야해요. 교회의 중요한 본질 중 하나가 바로 이웃 사랑이죠.”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