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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칭의’ 소모적 논쟁, 언제까지 해야 하나미래교회포럼 열려

김세윤 박사 ‘바울신학의 새관점’ 주장에 기반, 구원의 탈락 가능성 언급
“칭의론 해석 오류 범해” 반응 싸늘 … “교단적 정리로 혼란 막아야” 강조

▲ ‘이신칭의’ 교리 자체가 한국교회의 도덕성 후퇴의 원인이 되었는가를 두고 미래교회포럼이 신학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학자들은 목회자들에게 교리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삶의 모범을 요청했다.

이신칭의에 대한 신학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에서 유입된 소위 ‘바울신학의 새관점’ 영향을 일부 학자들이 받은 데다가, 이신칭의 교리를 부정하는 것이 차라리 한국기독교의 윤리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 더해져 이런 주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신칭의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은 “성경은 분명히 신자가 구원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언급한다”면서 “성경을 기록된 그대로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한번 구원받으면 아무리 죄를 지어도 천국에 간다는 가르침 때문에 일부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범죄를 거리낌없이 하고 있다면서 이신칭의 재론이 윤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수년동안 이신칭의와 관련되거나 바울신학의 새관점을 주제로 삼은 신학 세미나들이 많이 열렸다.

그리고 모든 세미나는 이신칭의를 문제삼는 것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성경은 분명히 이신칭의를 강조하고 있으며 칼빈과 같은 개혁주의 신학자들도 이신칭의 교리를 성경을 통해 정확히 논증했으나 현대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잘못 가르쳤을 뿐이라는 논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신학의 새관점을 지향하고 있는 외국 학자들의 저서들이 계속 번역되고 있으며 한국신학계의 석학으로 불리는 미국 풀러신학교의 김세윤 박사가 유사한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교단 차원에서 바울신학의 새관점과 이신칭의 사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하고 이신칭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도들을 정리함으로 더 이상의 신학적 혼란을 막아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래교회포럼(이사장:박은조 목사)은 12월 5일과 6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이신칭의, 이 시대의 면죄부인가’를 주제로 ‘2016년 미래교회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300여 명 이상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여하여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기존의 신학 세미나와 달리 바울신학의 새관점을 지지하는 김세윤 박사가 발제자로 나서서 6시간에 걸친 강의를 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세윤 박사의 발언은 새관점 학파의 주장과 연장선상에 있었다. 김 박사는 “‘칭의’는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사람들로 만들기’이며, ‘의인됨’은 ‘믿음의 순종을 하는 사람들이 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칭의는 한번 얻으면 얻은 사람은 자신 안에 더 이상 하나님과 관계 없이도 지닐 수 있는 무슨 자질(의)이나 자격증을 갖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되고, 오로지 지속되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라면서 “칭의에는 올바른 관계의 회복이라는 관계론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성경에는 행위대로 심판한다는 구절들이 있으며 이는 신자를 대상으로 한 말씀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칭의에는 윤리적 명령이 내포되어 있으며, 하나님의 통치에서 뒷걸음치면 구원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구절들도 성경에 있다면서 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구원의 탈락 가능성을 열었다. 김 박사는 칭의론을 다시 가르쳐야 한국교회의 도덕적 타락과 물질 숭배 등에 대해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 박사의 주장에 대해 논찬을 한 신학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90분간의 강의를 한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김세윤 박사가 한국교회 윤리의식 제고를 지나치게 의식하므로 칭의론에 대해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행함은 결코 칭의의 조건이 될 수 없지만 필연적으로 나타나야 할 칭의의 열매이며 행함은 믿음의 진정성을 입증해 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마치 구원받으면 행함이 어떠해도 된다는 식의 값싼 구원의 복음을 비판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오해나 부정확한 진단에 근거해서 비판을 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신학적인 발전보다 혼란과 소모적 논쟁을 불러온다”고 경고했다.

박형용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는 “김세윤 박사는 믿음의 시작점에서 칭의된 사람도 구원의 완성에서 탈락될 수 있다”는 논지를 말하지만 “김 박사가 주장하는 과거 칭의와 미래 칭의의 구분 등은, 인용한 성경 구절로 보아 크게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성경 어디에서도 우리가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얻은 의와 영생과 천국시민권을 우리의 행위를 근거로 박탈하시겠다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이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면 예수님이 이 땅 위에 사람의 모양으로 오셔서 고난당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신 모든 구속 사역이 실패가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심상법 교수(총신대)도 “김세윤 박사는 칭의를 법정적 선언으로 보는 전통적 견해를 약화시키고 과정으로서의 칭의를 말하고 있다”면서 “김 교수의 칭의는 법정적 의미와 관계론적 의미를 통합하는 것처럼 보여도 선언으로서의 의미보다 관계론적 의미를 더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김 교수의 칭의/구원론은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최종성, 완결성, 충족성을 불충분하고 불완전하게 비춰지게 할 수 있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최종성, 완결성, 충족성이 무너진다면 구원론 전체가 무너진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심 교수는 칭의론이 비판받는 것은 오늘의 교회가 종교개혁의 칭의론의 본질과 근거를 빠뜨린 채 피상적인 법정적 선언만으로 전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로, 생각해볼 여지는 있으나 종교개혁자들의 칭의론이나 구원의 서정이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모든 강의가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은 김세윤 교수에게 믿는 자의 중도 탈락을 언급했는지를 재확인했고, 칭의의 용어를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오히려 단순 도식화 시킨 오류를 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나의 강의는 나의 주장이 아니고 바울의 이야기이며, 칼빈을 절대시하지 말고 최근 성서학의 새로운 발견과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학계에서는 이신칭의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장들이 새해에도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학자들이 이신칭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일부 주장과 바울신학의 새관점은 문제가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만일 정통 교리가 확실하다면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이 계속되지 않도록 교단 신학자들과 교단이 나서 정리를 해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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