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진 목사(명문교회)

▲ 이덕진 목사 (명문교회)

열왕기상 3장 16절에는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이야기가 나온다. 너무 유명한 이야기여서 세상 사람들도 잘 아는 내용이다. 갓 태어난 두 명의 신생아 중에 한 명이 죽자 살아있는 아들을 놓고 서로 자기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두 여자의 재판이야기이다.

여기서 보면 생모와 생모가 아닌 여자의 태도가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생모는 살아있는 아들이 자기의 친아들이 분명하지만 칼로 반으로 쪼개져 죽을까봐 얼른 다른 여인에게 주라고 한다. 다른 여인은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게 하라는 말을 냉정하게 한다. 생모는 그 아들을 살리기 위하여 마음이 불붙는 것 같지만, 다른 여자는 야비하고 뻔뻔한 태도를 보인다. 여기서 솔로몬왕은 불붙는 것 같은 절박한 맘을 가진 여자가 생모임을 즉각 파악하고 아들을 생모에게 돌려주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린다.

지금의 총신 사태를 두고 “누가 생모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총신 사태를 놓고 전국의 모든 목회자와 신학생들의 맘이 불붙는 것 같은 심정이다. 12월 27일까지 총신 사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교육부에서 관선이사를 파송하겠다고 한다.

총신은 모진 일제의 박해와 공산주의에도 대항하며 민족의 신앙을 이끌어 왔다. 기독교 장자교단으로 선지동산에서 많은 목회자들을 배출하였으며, 수많은 백성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며 영적생활을 지도하여 왔다. 그러나 교단 내부 갈등으로 재단이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외부에서 관선이사가 파송된다면, 이는 초유의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기독교 이념과 신앙으로 세운 이 학교에 관선이사가 들어서서 학교를 관장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필자는 2006년 8월 1일부터 약 6년간 총신재단이사로 섬겼다. 고등학교 교사로 10년을 재직한 경력이 있어서 교육이사가 되어 총신을 섬길 수 있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를 다닐 때도 늘 총신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다녔으며 총신을 사랑하는 맘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총신의 현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전국의 목회자들도 모두 나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총신이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참 안타깝다. 문제는 서로 물고 뜯고 싸우다가 총신을 이 세상에 뺏길 직전까지 왔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에 복음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주시고 더하여 이 땅에 사는 백성들의 삶도 놀랍게 축복하셨다. 그런데 이제는 복음의 선지동산을 이 세상에 뺏길 직전에 와 있다고 생각하니 참 두려운 생각이 든다. 주님께서 어떻게 보실까?

물론 양측이 서로 할 말이 많겠지만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여야 한다. 본인도 재단이사를 역임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현 재단이사 한 분 한 분이 모두 훌륭하며 총신에 대한 충성심과 애교심이 누구보다 높다고 본다. 그러나 사랑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절대로 질서가 필요하다. 즉 교회들의 전체 모임을 대표하는 총회가 우선이라는 점이다. 어느 교회나 어떤 개인이라도 총회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질서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들의 총 모임이요 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 재단이사들을 무조건 성토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본다. 질서 있는 타협과 퇴진의 길을 열어주어서 명예롭게 물러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감정과 이성을 주셨다. 이성으로는 당연시 되는 일이라도 서로 간에 감정이 개입되고 감정이 상했을 때는 참 문제가 복잡해진다. 그러므로 총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속히 재단이사회를 소집하여 재단이사를 선임하며 하나님의 선지동산을 잘 지켜나가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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