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소장(한국아가페상담연구소)

“의심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라”

▲ 박상돈 소장(한국아가페상담연구소)

아담과 하와가 타락한 이후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 즉 아름다운 성격은 왜곡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아담 이후에 모든 사람들은 인격적으로 다 연약하며 병리성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편집성(偏執性) 혹은 편집적인 성격(paranoid personality disorder)이다. 사전적으로 보면 편집이란 편견을 갖고 타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며, 나아가 타인들에 대해 지나치게 의심하는 것을 뜻한다.

사람은 이치에 맞는 것을 좋아한다. 하나님의 성품을 본받아 인간은 합리성을 지닌 존재로 지음 받았다. 그러기에 건전한 의구심과 탐구심은 인간 삶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편집성은 합리적인 의구심이나 추론이 아니다. 믿을만한 객관적 자료와 토대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의심하며 비난, 공격하는 것이다.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 초대 왕이었던 사울은 편집성 인격 장애를 갖고 있었다. 사울 왕은 다윗이 자신을 배반할 것이라고 끊임없이 의심하며 다윗을 괴롭혔다. 이처럼 편집성에 천착하면 감정 조절을 못하게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주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은 역기능적인 편집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사랑, 그 은혜로우신 약속을 믿고 확신해야 한다. 하나님은 완전한 진실과 성실, 사랑과 진리를 갖고 우리를 끝까지 인도하시는 선하신 분이시다. “여호와는 선하시니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고 그의 성실하심이 대대에 이르리로다.(시 100:5)”

첫 사람 아담과 하와는 사탄의 간계에 빠져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심하고 타락했다. 이후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사람들은 서로 신뢰관계를 맺지 못했고, 불안 근심 분노 그리고 각종 중독과 병리적인 삶들이 인간 사회에 증폭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유다서 1장 22절을 통하여 “의심하는 자들을 긍휼히 여기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 병리적인 인간관계를 이루는 사람들을 사랑과 긍휼로 대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사실 그들이 그렇게 된 것은 대부분 어린 시절 원 가족으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공감을 받지 못하고, 대신에 학대나 억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뢰감이 형성되도록 만드는 ‘보듬어주는 환경’을 제공 받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편집성 인격을 보이는 교인들을 공감적인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 그들이 갖고 있는 상처 난 감정과 삶을 보듬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보통 편집성 인격 장애가 있는 교인들은 목회자를 불신하며 비난한다. 목회자와 자주 논쟁하고 마찰을 일으킨다. 그러기에 목회자가 그러한 교인들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은 목회자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것을 좋은 방법이 아닌 건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표현하곤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목회자는 그들의 인격이 병들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측은지심의 사랑으로 그들의 연약함을 감싸주어야 한다. 목회자가 그렇게 공감적인 사랑으로 대할 때, 그들의 의심하는 병리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치유되고 회복된다. 그것을 위해 목회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굳건히 의지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은혜 안에서 강건해질 때 곳곳에서 결국 회복의 일들이 이뤄지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하나님은 우리의 절대적인 믿음과 신뢰의 대상이시다.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주 여호와는 영원한 반석이심이로다.(사 26:3-4)” 지나친 의심이나 편집성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굳건히 믿고 신뢰하면 결국 성숙한 인격을 향해 자라가게 된다.

제자 도마는 부활에 대해 의심하는 편집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주님은 그러한 도마를 품어주셨고 도마는 믿음이 가득한 인생, 은혜의 복음을 만민에게 전파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목회자들도 하나님께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반드시 아름답게 만들어주신다는 사실을 굳건히 신뢰하면서 우리의 가족, 교우들의 가능성과 장점들을 믿어주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그럴 때에 우리가 있는 목회 현장에서, 교인들의 삶 속에서 사랑과 행복, 평안과 기쁨의 열매들이 풍성하게 맺혀지게 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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