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공공정책협, 국정화 역사교과서 평가
“타 종교와 형평성 … 발전과정 설명 없어”

교육부가 11월 28일 공개한 국정화 역사교과서에 대해 한국교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표시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기독교 관련 내용을 보완해 타 종교와 형평성을 유지시키려는 노력을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총재:김삼환 목사)는 11월 28일 논평을 내고 “국정화 역사교과서에 기독교 서술이 보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협의회는 “기독교의 발전 과정이 설명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교계는 기존 역사교과서가 불교 유교 천주교 천도교에 대해 상당한 분량에 걸쳐 소개했지만 개항 이후 등장한 기독교에 대해서는 매우 인색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심지어 어떤 검정교과서에는 단 한 두줄로 축소되어 있었다.

교계는 이같은 역사 교과서의 서술은 기독교가 한국근대화와 민족운동에 미친 영향을 축소하는 동시에 특정 종교에 대한 심각한 편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비록 국정화 교과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한국 교계는 새롭게 집필하는 역사교과서에 기독교가 어떻게 서술되는가 하는가에 대해서 주목해왔다.

이번에 공개된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우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교육·의료 분야에서의 선교사의 활동”이라는 항목을 설정해 기독교가 이 분야에 미친 공헌을 서술하고 있다. 또한 조선이 서양 국가와 조약을 맺으며 선교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들이 근대 문물 수용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서 알렌을 통해 광해원(제중원)을 설립, 근대 의료를 도입했고, 아펜젤러를 통한 배재학당을 세워 근대식 교육을 했다는 사실을 기술했다. 이와 함께 한글 성경 보급과 음악, 체육 분야의 공헌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한국사에 일제 말의 기독교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설명하면서 “개신교는 교육 운동과 각종 문화 사업에 앞장 섰고,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하자 이를 거부하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과정에서 관련된 교회와 학교가 폐쇄되었고 주기철 등이 투옥되어 목숨을 잃었다”(p.232, <종교계의 민족 운동>)고 기술해 일제 강점기에 기독교의 항일운동을 분명하게 다뤘다. 

중학교 역사교과서(2)에는 개신교가 3·1운동에 앞장선 것과 신사참배 강요에 저항했던 내용을 기술했다. “특히 개신교는 일제말 신사 참배 강요에 저항하여 일제의 탄압을 받았다.”(중학교 역사교과서(2)p.117, <종교계가 민족 운동에 참여하다>) 

하지만 천주교와 천도교의 경우 이들 종교가 어떻게 한국에 들어오고, 어떻게 발전했는가를 서술한 반면에 기독교에 대해서는 기독교 자체는 언급하지 않고, 선교사들의 교육과 의료 활동만 소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는 “여전히 역사학계가 한국 근대사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학교 교과서에는 기독교가 근대사회에 미친 역할에 대해서 거의 언급이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 좌측 형광펜 체크 부분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종교계의 민족 운동’ 중 개신교 내용.(p.232) 오른쪽은 중학교 역사 교과서 ‘서양 의료 기술의 도입’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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