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 뮤지컬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은 자살이란 주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 관객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옴니버스식 경쾌한 무대로 무거운 삶의 주제 녹여

하도 여러 번 들어서 이제는 무감각하기까지 한 OECD 가입국가 중 자살율 1위라는 오명. 이제 자살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 친구의 이야기가 됐다. 내 삶의 이유를 찾고, 곁에 있는 이들의 상처를 돌아보게 만드는 뮤지컬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하 <반오행>)이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왕따, 가정폭력, 외모 지상주의, 성적 스트레스 등의 고통으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자살카페에 가입해 한 자리에 모인다. 자살을 도와주겠다는 카페 운영자의 말에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함께 하게 된 사람들. 카페 운영자는 그들을 고통 없이 죽여주겠다며 통제하기 시작한다.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만난 낯선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며 고통을 토로하고, 카페 운영자는 이들을 점점 자살의 문턱으로 이끌어 나가기 시작한다.

뮤지컬 <반오행>은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삶을 귀하게 여기자’는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옴니버스식의 재치 있는 연출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어둡지 않게 만들어 나간다. 1인 4역 이상을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연기변신도 웃음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삶을 포기하러 온 사람들이 서로에게 공감하는 친구로 변해가며 위로를 받는 과정은 관객 자신의 삶의 목적과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연출을 맡은 극단 비유 신경혜 대표는 “자살자들은 자신의 옆에 사람이 없어서 죽음을 택한다고 한다. 비록 죽기 위해 만났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관심과 배려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생명존중의 메시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극단 비유는 학교, 교회, 관공서 등을 직접 찾아 공연하며 관객들을 위로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호응이 높다. 공연이 끝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이야기하며 찾아오는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극중 성적 스트레스로 자살하고 싶어 하는 보영 역을 맡은 배우 한나는 “내가 중고등학생들의 아픔을 대변한다는 마음으로 매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공연을 보는 학생들이 그 아픔을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내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뮤지컬 <반오행>은 12월 10일까지 대학로 봄날아트홀에서 열린다. 화~금요일 저녁 8시, 공휴일과 토요일은 오후 3시와 저녁 6시, 주일은 오후 4시 공연이다.(070-8777-0627)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