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돈 소장(한국아가페상담연구소)

공감적 사랑으로 감싸 안아라

▲ 박상돈 소장(한국아가페상담연구소)

정신의학에서는 인간의 정신, 행동 병리 중의 하나인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 혹은 성격장애’를 중차대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으로 유명한 ‘DSM-IV’에서도 ‘인격장애’를 공식적인 병명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인격이란 개인을 특정 짓는 사고, 감정, 행동 성향을 뜻한다. 그러기에 인격이 병들면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병리적인 결과들이 생겨난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주변 사람들을 빈번하게 괴롭히는 행동 경향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인격장애에는 대표적으로 편집성 인격장애, 강박성, 자기애성, 반사회성, 의존성, 경계성, 분열성, 회피성 인격장애 등이 있다.

편집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심하며 비난, 공격하는 사람이다. 강박성 인격장애는 자신이 정한 규칙에 매여 지나치게 인색한 태도를 갖는 성격이며,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교만한 우월감을 갖고 안하무인격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성격이다.

또한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건전한 윤리를 마구 어기면서 다른 사람들을 속이거나 폭력적으로 대하는 성격, 의존성 인격장애는 홀로서기를 못하고 지나치게 주변 사람을 의존하는 성격, 경계선 인격장애는 지나치게 불안하고 감정기복이 심한 성격, 분열성 인격장애는 너무 고립적이어서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 성격, 회피성 인격장애는 친밀한 대인관계를 원하면서도 거부당하는 것이 두려워 사람을 피하는 성격이다.

통계에 의하면 이러한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보통 전체 인원 중 약 10%에 해당된다. 인간관계 영역에서 좋지 않은 역기능성을 나타내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교인들 중에서도 인격장애를 갖고 목회자나 교인들을 괴롭히는 경우들이 많다. 물론 사람들은 다 연약하기에 병리적인 인격을 갖고 있다. 우리 안에도 인격적인 미숙함과 약함이 많은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안에 인격적인 회복과 치료, 증진과 성숙이 이뤄지도록 우리는 매순간마다 예수 그리스도를 겸손히 의지하며 은혜를 구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인격을 닮아나가도록 우리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누구든 자신을 잘 진단해서 자신 안에 있는 역기능성을 은혜의 능력으로써 잘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목회자는 인격장애로 분류될 만한 성격을 가진 교인들을 비난하거나 정죄할 것이 아니라 공감적인 사랑으로 감싸주어야 한다. 인격장애를 가진 교인들은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하지 않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향성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먼저는 가족, 나아가 목회자나 주변 교인들에 대해서 불손하게 대하거나 비난, 공격하곤 하는 것이다. 성숙한 목회자일지라도 그러한 인격 장애를 가진 교인들을 공감적으로 이해하며 대하기란 어렵다. 목회자도 그런 교인들에게 상처를 받게 되면 공감적으로 이해하는 대신에 비난하고 배척하기 쉬운 것이다. 그럼에도 목회자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그런 교인들을 은혜와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

인격 장애는 주로 어린 시절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지 못함으로 생겨난다. 어린 시절 부모나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사랑의 공감과 애착을 경험한 사람들은 건강한 자존감(self-esteem)을 갖고 자신과 타인을 소중히 여기면서 지낸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낮은 자존감 혹은 왜곡된 자존감을 지닌 채 불행한 인간관계를 가정 교회 등 곳곳에서 반복 재현하게 된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자신을 향한 그리스도의 영원한 사랑과 은혜를 먼저 믿고 신뢰하면서 동시에 교인들도 그런 믿음과 신뢰를 갖고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자존감과 인격의 진정한 치료와 회복은 그러한 성경적 믿음과 신뢰에서부터 생겨나기 때문이다. 인격적으로 연약한 교인들을 공감적인 사랑과 긍휼로 이해해주고 치료의 길로 인도해주는 목회자의 사랑의 수고와 헌신에 대해 주님은 귀하게 보신다. 목회자가 그렇게 공감적인 사랑, 은혜로운 사랑으로 교인들을 대할 때 그리스도 안에서 교인들의 인격은 치료되고 함께 성숙을 향해 나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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