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이사회 출범에도 총장 사퇴 둘러싼 해법 난항

총신대학교를 둘러싼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총신 공동체가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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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학교(총장:김영우)가 11월 8일 연이어 큰 사건을 치러냈다. 총신대학교는 이날 총신운영이사장 강진상 목사 취임예배를 사당동캠퍼스 종합관 대강당에서 드렸다. 총회와 총신대가 2년 넘게 대립해 온 상황에서, 총신운영이사장 취임예배를 총신대에서 드렸다는 것만으로도 “화해를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취임예배에 총회장 김선규 목사와 총장 김영우 목사가 참석해 한 목소리로 강진상 신임이사장의 취임에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김영우 총장은 “이사장님은 성품도 목회도 훌륭한 분이시다. 가족 중에 총신인이 많아서 학교에 애정이 많다. 총신을 위해 애써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총회에서 선출된 운영이사회와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총신대가 안고 있는 또 다른 갈등, 총장 배임증재 혐의로 촉발된 내부 갈등은 정점으로 나아가고 있다. 총신운영이사장 취임예배를 드리던 시간, 총신대 총학생회(회장:최대로)는 종합관 1층에서 김영우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학생들은 취임예배를 마친 김 총장을 따라서 2층 총장실 앞까지 시위를 했다. 다시 학교를 떠나려는 총장의 차량까지 주차장에서 막아서며, 박무용 전 총회장에게 2000만원을 제공한 것을 직접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비공식적이었지만 학생들은 총장실을 점거하기로 했다.

강력한 해명요청에 결국 김영우 총장은 종합관 1층에서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의 2000만원 제공 해명 요구에 김영우 총장은 “그 문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 문제에 대해 잘못한 일을 하지 않았다. 지금 검찰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확실한 것은 제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한 학생은 “지금 총장님의 2000만원 배임증재 사건으로 총신 공동체 전체가 얼마나 상처를 입었는지 아는가. 이에 대해 책임질 용의가 없는가?”라고 호소했다. 김 총장은 총신의 선배로서 미안한 심정이라며,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해 시원하게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사법에서 무죄로 판결을 받고 여러분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혐의만으로 총장을 사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총신대는 11월 8일 당면한 2가지 갈등을 한꺼번에 겪었다. 이제 갈등의 해결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회와 갈등은 일단 화해와 협력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이제 작은 산을 넘었을 뿐이다. 총회와 총신대의 화합은 재단이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완성된다. 특히 교육부는 8일 총신대에 12월 27일까지 재단이사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3차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총회는 지난 101회 총회에서 총신대의 재단이사장대행 안명환 목사에게 사상초유의 징계를 내렸다. 안 목사는 이에 불복해서 소송을 진행했고, 예상대로 총회결의 효력정지 판결을 받아냈다.

총신대와 안명환 목사는 이 가처분판결을 근거로 총회임원회 또는 총회실행위원회에서 총회징계결의를 잠재하고, 안 목사를 재단이사장으로 인정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미 안명환 목사는 총신운영이사회 임원들에게 “나는 내년 2월 은퇴한다. 3개월 남은 기간 동안 총회와 총신의 화해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회 현장에서 치리한 결의를 ‘잠재’하는 것은 총신운영이사회는 물론이고 총회임원회와 총회실행위원회도 엄청난 부담이다. 총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주목해야 한다.
김영우 총장 배임증재 혐의로 인한 갈등은 평화적 해결을 기대할 수 없을 듯하다. 학생들은 계속 즉각적인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김 총장은 혐의만으로 사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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