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목사의 세상보기

11월 9일 미국대선 개표결과 클린턴은 5968만 표로 47.7%를 득표했고 트럼프는 5947만 표로 득표율 47.5%로 트럼프보다 약 21만 표를 더 얻고도 패배. 또 한 번 미국의 대선방식이 세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힐러리 클린턴이 이렇게 득표를 이기고도 진 것은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방식으로 최종방식을 가리는 사실상의 간선제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대선은 전체득표수가 아니라 주별 선거에서 더 많이 득표한 후보가 인구비례에 따라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다. 이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기에 트럼프는 전체 득표수에서는 밀렸지만 2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228명에 그친 클린턴에게서 승리한 것이다. 트럼프는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켈리포니아의 55명을 내주었지만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알려진 텍사스에서 38명을 플로리다 29명 펜실베니아 20명 등 경합의 대결을 승리로 이끌어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당선지가 됐다. 사실 이번과 같은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당시 엘 고어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보다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선거인단 경쟁에서 266대 271로 패하여 당선이 물 건너가는 아픔을 겪었다. 이러한 선거방식에 대하여 미국정계는 전체 유권자의 뜻을 반영하는 완전 직선제 방식을 말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 여론은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선거인 단제도는 미국건국 초기부터 시행해 온 제도이다. 앞서 기술한 대로 선거인단의 수는 538명으로 이는 미국 하원 435명과 미국 상원 100명의 숫자를 합친 535명에 워싱턴DC 선거인단 3명을 합친 것으로 미국헌법 2조 1항 2절의 방식대로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메인 주와 네브라스카 주를 제외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각 주 승자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 전체를 차지한다. 이는 연방제도에 따르는 것으로 각 주를 하나의 국가와 다름없다는 미국 건국 정신에 기초한 것이기에 사실상 개선이 요원한 게 사실이다.

선거인단 제도를 폐지하거나 수정하려면 우선 개헌안이 상하원에서 3분의 2 지지를 얻어야 하고 전국 50개 주 중 최소 38개 주가 승인을 해야만 된다. 10여 년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선거인단 개혁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