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스러운교회 임직문화는 특별나다. 사랑스러운교회 78명의 임직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부부 파송서약서·정책적 선교헌금 ‘순종’
교회 밖서 ‘생활신앙’ 실천할 직분자 파송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사랑스러운교회(배만석 목사)의 임직식은 특별하다 못해 독특하다.

직분자를 세우는 목적은 통상 이전보다 교회 일에 책임감을 갖고 충성봉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랑스러운교회는 반대로 ‘교회 밖’으로 파송하기 위해 직분자를 세운다.

사랑스러운교회의 장로로 세움받는 당사자와 그의 배우자는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 있다. 파송서약서에 부부가 동시에 서명해야 하는 일이다. 장로로 장립받기 전에 서명해야 하는 ‘지교회 및 선교 파송서약서’의 내용은 이렇다.

▲ 큰 감동을 주었던 사랑스러운교회 출신 부목사들이 안수위원으로 참여하는 모습.

“저희 부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사랑스러운교회 장로 가택자와 그의 아내로서 지교회 및 선교 파송사역에 대해 기쁨으로 순종할 것을 서약합니다.”

서약서를 통해 신임 장로 부부는 교회가 원하면 언제든지 즉각적으로 지교회나 선교에 참여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이다.

이 서약은 그저 상징적인 것이 아니다. 올해로 교회설립 30주년을 맞은 사랑스러운교회는 김포와 수원, 아산 등 지금까지 3개의 지교회를 설립했다. 조만간 네 번째 지교회도 설립한다. 이렇게 지교회를 세울 때 일꾼이 필요할 경우 서약자 부부를 파송하고 있다. 여기서 잠깐. 사랑스러운교회가 지교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오히려 지교회가 자립하고 든든하게 세워지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사랑스러운교회 임직식의 독특함은 헌금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랑스러운교회는 임직자들에게 행사를 치를 비용이나, 교회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당하기 위해 헌금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선교헌금을 하도록 한다. 임직자들이 드리는 선교헌금은 다름 아닌 지교회 설립에 오롯이 사용된다. 그동안 3개의 지교회 설립도 임직자들의 선교헌금이 큰 역할을 감당했다. 이러한 정책은 임직자들로 하여금 소위 돈으로 직분을 사는 듯한 부정적인 정서를 차단시키고, 하나님 나라 확장과 선교하는 마음을 갖게 해 심적인 부담감을 덜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 이번에 장립한 5명의 장로와 그 배우자가 교회가 원하는 시기에 지교회 분립개척 또는 선교사역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서약한 ‘지교회 및 선교 파송서약서’.

사랑스러운교회가 이처럼 특징적인 임직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은 교회가 추구하는 가치 공유와 철저한 훈련에서 비롯됐다. 30년 전 개척해 지금까지 사랑스러운교회를 이끌고 있는 배만석 목사가 추구하는 교회의 방향성은 바로 ‘생활신앙’이다. 생활신앙이야말로 신앙의 모든 것이라 강조한다. 배 목사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그러나 참 믿음의 기준은 삶이고 생활입니다. 교회의 다양한 섬김 사역도 그렇고, 지교회를 설립하는 것 역시 생활신앙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사역들입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배만석 목사는 한 가지를 더 첨언했다. 바로 욕심이다. “인간의 욕심은 돈 뿐만 아닙니다. 목적 자체가 이기적인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은 욕심입니다. 욕심에서 죄가 파생됩니다. 그런 점에서 나누고 섬기고 베푸는 일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신앙적 가치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목회자의 사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욕심을 버리고 복음사명을 감당함에 있어 동기가 선하다면 기꺼이 헌신한다는 가치가 사랑스러운교회 담임목사와 성도들이 추구하는 것이다. 어쩌면 독특하다고 여겨지는 임직문화 역시 사랑스러운교회 구성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가치는 훈련과정에서 더욱 견고해진다. 사랑스러운교회는 제자훈련과 행복아카데미라는 훈련과정을 철저하게 진행한다. 배만석 목사는 훈련을 통해 교회가 매우 역동적이라 자부한다. 그의 말대로 신앙의 확신과 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보니 교회가 진행하는 사역과 전도는 훈련을 받은 성도들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것이 대부분이다.

한편 사랑스러운교회는 11월 5일 교회설립 30주년을 기념해 78명의 일꾼을 세우는 임직식을 가졌다. 이날 임직식에서 눈에 띄는 순서가 있었다. 지난 30년간 사랑스러운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다가 담임목회를 하거나 선교사로 파송받은 이들이 안수위원으로 참여한 것이다. 당연히 3개의 지교회 담임목사들도 안수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동고동락하며 신앙적 교감을 나눈 이들이 안수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클 것이라는 배만석 목사의 고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교회출신 부목사들이 안수위원으로 참여하고, 안수위원들이 임직자에게 진심어린 축복을 하는 모습, 임직기념교회 헌금 전달, 4호 지교회 분립개척 선포가 있었던 사랑스러운교회의 임직식은 왜곡된 임직문화를 타파하기 위한 교회의 좋은 사례로 삼아도 손색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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