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학회 ‘성 가정 사회’ 정기논문 발표회

‘동성애는 죄’ 성경 언어 효과적 전달방법 고민…“신학적·역사적 오류 분명”
“설교 통해 가정과 성 중요성 강조하고 교회공동체성 높이는 데 힘써가야”

신학계도 한국사회와 교계의 관심사를 피해갈 수 없다. 올해 한국신학계는 주로 종교개혁500주년을 한해 앞두고 한국교회의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그리고 시의성을 반영한 주제들인, 통일(통일정책과 탈북자), 교회성장, 바울신학의새관점, 그리고 동성애를 주제로 학회를 가졌다.

이 가운데 보수신학계의 맏형 학회라고 할 수 있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심상법 교수)가 10월 29일 웨스트민스터신대원대학교에서 ‘성 가정 사회’를 주제로 제68차 정기논문발표회를 열었다. 논문발표회에서는 22개의 발제와 23개의 논찬이 풍성하게 진행됐는데 발제 가운데 12개가 동성애와 유관한 것일 정도로 주최측은 동성애 문제에 집중력을 보였다. 발제의 주된 흐름은 동성애가 신학적 역사적으로 잘못됐다는 점을 밝히고 교단과 개교회가 어떻게 동성애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할지를 제시하려 했던 것이다.

신학자들은 먼저 동성애를 한국교회 전체가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PCUSA 교단은 동성애자를 성직자로 안수허용했고, 결혼의 정의를 ‘남과 여 사이의 결합’이 아닌 ‘두 사람의 결합’이라고 바꾸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가운데는 동성애자 목사가 지부 감독으로 선출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교단적 결정은 없지만 진보적 신학자들은 동성애를 용인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 법조계와 시민단체에 속한 일부 기독교인, 그리고 타종교계 상당수가 찬성을 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동성애에 대한 신학적 찬반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비해서 보수교단들은 분명한 입장을 정리하고 교회를 도와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송인규 교수(합동신대)는 서구 동성애 옹호론자들의 주장들을 조목조목 살피고 그들의 성경해석이 잘못됐다는 점을 명쾌하게 설명했다. 송 교수는 기독교 내에서 동성애와 관련해 대강 세가지 입장이 존재한다면서 이 가운데 전통적인 입장은 동성애가 죄라는 ‘죄악설’인 반면, 다른 주장은 “동성애는 성경의 정죄와 별 상관이 없다”는 결백설, “동성애는 창조 원리에 어긋나지만 타락에 따른 재난의 결과이며 자기가 선택해서 동성애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불운설이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결백설 주장자들이 창세기 19장의 소돔 사건이 동성애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데 대해 “소돔성 멸망 원인 가운데 불손과 불친절도 포함되겠지만 주된 사안은 역시 동성애”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에스겔 16장 50절에 소돔의 죄악이 “가증한 일”을 포함하고 있고 이것도 성적 함의를 가진 단어라고 설명했다. 또 신약 성경(유 1:7)도 소돔 멸망원인을 “다른 육체를 따라 가다가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은 것으로 묘사했다면서 여기서 “다른”은 “본성에 맞지 않는”이라는 뜻으로서 동성애적 행위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표 참조>

이어 송 교수는 불운설에 대해 “불운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성애를 명백히 죄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면서 동성애를 찬동하는 결백설이나 불운설은 성경관과 세계관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송 교수 외에 강규성 교수(한국성서대), 오성종 교수(전 칼빈대), 이경직 교수(백석대), 양찬호 교수(웨신대), 이상규 교수(고신대) 신성욱 교수(아신대)도 구약 신약 조직 윤리 역사 실천신학 분야에서 동성애가 성경이 명시한 죄로 교회가 타협할 수 없는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이번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정기논문발표회의 더 큰 의미는 구체적으로 교단과 개교회가 동성애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까지 고민했다는 데 있었다. 토론자들은 “동성애가 죄라는 성경의 언어를, 포스트모던 이념과 진화론 사상을 갖고 있으며 성경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할 수 있는가”를 발제자들에게 꾸준히 질문했다.

발제자들은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송인규 교수는 “우리(교회)가 하나님이 정하신 창조 원리에 입각해서 성관계, 결혼, 가정 생활을 말하고 가르치고 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Craig Keener 교수(애즈베리신학교)는 “신자들이 이성 결혼 밖에서의 모든 성적 표현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규성 교수는 “복음 안에서 동성애자들을 돌볼 방안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성종 교수는 교단 차원에서 동성애와 성적 타락을 조장하는 미디어 대항해서 적절한 교육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경직 교수는 “동성애 행위를 끊고자 하는 사람을 교회는 적극 도와야 한다”면서 “동성애자가 이전에 속했던 동성애자 공동체에서 벗어나 교회로 들어왔을 때 그들이 겪는 혼란과 교회가 겪는 낯설음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재활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세워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성욱 교수는 동성애의 의학적, 사회적 악영향을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형준 교수(백석대)는 동성애자 상담 방법의 예시를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교회만해도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성애 상태에 있는 교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교회에서는 ‘동성애’라는 단어는 터부시되어 있다. 문제는 언젠가는 우리네 교회 안에서 동성애 문제를 고민하게 될 때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 그룹은 동성애가 신학적으로 옳고 그르냐의 논쟁을 빨리 학적으로 마무리하고 교단과 개교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실천적 방안을 제시해 주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동성애 합법화는 동성애자들이 50년에 걸쳐 수많은 소송과 캠페인, 교육과 미디어 활용 등을 통해 이뤄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교회를 “인권과 자유와 사회적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위협하는 적대적이고 편협한 종교집단”으로 비춰지게 했다. 투쟁의 시작은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받는 것이었으며 엔지오단체들이 투쟁의 전면에 섰다. 오늘날 한국에서 진행되는 동성애 합법화 전략도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국내 동성애자들은 교회가 내부적 어려움이 있기에 성도들의 주위를 외부로 돌리고 결집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동성애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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