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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평양냉면을 참 좋아한다. 잘한다고 소문난 집은 찾아다니면서 먹었고 그 중 한 두 곳은 자주 찾는 편이다. 심지어 여러 차례의 평양 방문에서도 냉면을 몇 그릇씩 꼭 먹곤 했다. 물냉면, 쟁반냉면 그리고 따라붙는 녹두전까지 평양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그런데 서울에서 냉면을 먹으면서 관찰한 것은 그것을 즐겨 먹는 사람들이 평양을 경험한 나이든 사람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향민들만 좋아할 것 같은 밍밍한 맛의 냉면을 젊고 또 어린 사람들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손님이 끊이질 않아 점심시간에 맞춰 가면 대기해야 하는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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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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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추억 하나. 학교를 다녀오다가 문구점에서 파는 플라스틱 귀걸이에 ‘콱’ 꽂혔다. 그게 얼마나 하겠는가? 돈이 없던 아내는 집에 와서 엄마에게 졸랐다. 그러나 “귀걸이는 무슨 귀걸이?” 그렇게 단번에 거절하는 엄마 앞에서 시무룩.이 순간 떠올랐다. ‘그래, 아빠!’ 학교에서 일하시는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가 연결되어 아빠에게 갖고 싶은 귀걸이를 설명하고, 퇴근하실 때 사다 주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너무 좋았던 아내에게 그날따라 아빠의 퇴근시간이 왜 그렇게 늦던지. 드디어 집에 들어선 아빠. 아내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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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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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년을 이어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에 중계되는 최고의 연주회다. 빈 출신 작곡가들의 왈츠와 폴카, 행진곡, 서곡 등 비교적 가벼운 곡을 연주한다. 그 중 마지막 엥콜곡으로 유명한 것이 요한 스트라우스의 이다. 이 곡은 올해도 변함없이 연주되었는데, 이 때 지휘자는 객석을 향해 지휘하며 리듬에 맞는 경쾌한 박수를 유도한다.‘클레멘스 크라우스’로 시작하여 세계적 명성을 지닌 지휘자들이 그 연주를 이끌어왔다. ‘보스콥스키’는 생전에 슈트라우스가 했던 대로 지휘대에서 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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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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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택(송강호): 이 사모님이 참 순진해. 착하고. 부잔데 착하다니까.충숙(장혜진): ‘부잔데 착해’가 아니라 부자니까 착한거지, 뭔 소린지 알어? 솔직히 이 돈이 다 나한테 있었어 봐. 나는 더 착하지, 착해.기택: 그건 그래. 네 엄마 말이 맞아. 부자들이 원래 순진해, 꼬인 게 없고. 부잣집은 또 애들이 구김살이 없어.충숙: 다리미야, 다리미. 돈이 다리미라고. 구김살을 좌~악 펴줘.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의 대사 일부분이다. 기발한 사기를 쳐서 온 식구가 부잣집 가정교사, 기사, 가정부로 취업에 성공한 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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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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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성도 가정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 가정의 부부와 아들, 그리고 아들의 여자 친구까지 함께한 저녁식사는 참 즐거웠다. 그 식탁이 즐거웠던 이유는 멋진 레스토랑 때문이거나, 음식 맛이 아주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물론 고급 레스토랑이고 꽤 수준 높은 음식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은 이유는 식탁에서 나눈 대화의 여운이 길게 남았기 때문이다.식사를 마치고 그 식구들과 대화를 이어가던 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부모님과 여자 친구 앞에서 아들이 한 말이다. 그에 의하면 교회에서 목사님 설교를 계속 듣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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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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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지리했던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안정되는 듯하고, 또 백신접종률도 80%대로 높아지자 ‘위드 코로나’를 계획한 방역당국. ‘단계적 일상회복’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45일 만에 그 ‘위드 코로나’는 끝이 나고 말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자신만만하던 우리를 비웃기나 하듯 그 위세를 무섭게 떨치고 있다. 더욱이 ‘오미크론’이라는 변종의 등장으로 감염자수는 연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지 않은가.다시 거리두기로 회귀하면서 자영업자들의 탄식이 곳곳에서 구슬프다.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사적모임의 숫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 방역당국도 얼마나 어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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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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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하면 화려한 불빛의 장식과 길거리에 울리는 캐럴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얀 눈도 내려주면 더 없이 좋은 분위기가 조성된다. 크든 작든, 도시든 농촌이든, 교회는 최고의 명절 분위기를 잔뜩 띄우고, 어린아이들은 모처럼 신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나도 충현교회 유년시절 예쁜 옷 입고, 이런저런 재롱을 떨며 노래하고 춤추던 일이 생각난다.요즘은 예전 같지 않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잔뜩 위축된 분위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역시 회색빛으로 보인다. 언제부턴가는 저작권 문제로 길거리의 캐럴소리도 사라졌다.전 같지 않은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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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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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B브랜드의 ‘이어폰’을 사용한다. 그것은 스마트폰 스피커로 듣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수준의 소리를 재생한다. 소리를 내는 기기의 모든 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우리 귀에 전달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원음이 좋아도 스피커가 좋지 않으면 잡음도 들리고, 뾰족한 소리로 귀를 아프게도 한다. 귀가 예민하면 더욱 그렇다. 그 스피커를 귀에 꽂을 수 있게 한 것이 이어폰이다.앞에서 밝힌 B브랜드의 이어폰을 쓰면서 참 만족스럽다. 아직 더 좋은 이어폰을 사용하지 못해서일 수 있겠다. 하지만 내 귀에 전달되는 소리는 편안하고,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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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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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더 널리 알려진 진통제가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주를 이루는 ‘타이레놀’이다. 진통제 대부분이 그렇지만 그것을 먹으면 빠르게 통증이 줄어든다. 그런데 이 진통제와 관련해 매우 주목을 끄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진통제를 먹으면 자신의 통증만 진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의 아픔을 감지하는 능력도 둔화시킨다는 것이다.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메디컬센터 행동의학연구소(Institute for Behavioral Medicine Research)의 볼드윈 웨이 박사가 연구한 결과이다.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이 타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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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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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산정현교회는 ‘연탄은행’에 연탄 1만장을 보냈다. 특별한 요청은 없었으나 코로나19로 매우 어렵다는 뉴스를 보면서 그렇게 했다. 올 겨울을 앞두고는 2만5000장을 다시 보냈다. 더 어려워진 것 같아서다.한 장에 800원짜리 연탄. 값싼 연탄을 연료로 겨울을 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연탄’하면 대학 다닐 때 후배의 연탄가스 사고사가 떠오른다. 그게 언제인가? 그런데 아직도 연탄으로 난방을 하다니? 더욱이 그 연탄마저 없어 추위에 떠는 이웃이 있는 이 세상은 과연 건강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연탄! 참 정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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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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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와 함께 르네상스 3대 거장 중 하나인 ‘미켈란젤로’는 원래 조각가였다. 그런 그가 로마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 를 그렸다. 프레스코 기법의 이 작품은 4년 만에 완성했다. 16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에 따라 시작한 일이다. 처음 교황의 요구는 를 그려달라는 것이었지만, 미켈란젤로는 그리고 싶은 로 방향을 잡았다.그로서는 처음인 회화작업이 쉽지 않은 일이었던 모양이다. 마르지 않은 회칠 위에 그려야 하는 프레스코 작업에서, 처음에는 곰팡이가 피거나 변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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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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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회사 가 알약 형태의 신종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했다.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이 회사가 내놓은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는 코로나19 초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입원과 사망 가능성을 절반으로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치료제 1인분(5회용) 가격은 무려 82만원이나 된다.그러나 사에 쏟아지는 찬사는 의학적 성과 때문만은 아니다. 이 비싼 치료제의 복제약을 빈곤 국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사는 유엔이 지원하는 ‘국제의약특허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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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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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난리다. 이리 달리고 저리 달린다. ‘코인’을 사들이더니 또 다른 것을 찾아 목말라 한다. 주식에 매달리고 주택에 목을 맨다. 주님은 없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의 모습이다. 이해가 간다. 금수저가 아닌 한 이리저리 머리를 돌려봐도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하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최고의 ‘스펙’을 가진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이런 나라를 안겨준 어른으로 사는 것이 무척 미안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꼰대’라서 그런지 도대체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다.온 세계가 거미줄처럼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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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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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예배, 당황스럽고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체념 단계로 들어간 것인지, 어느새 익숙해졌다. 어쩔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가 나의 오랜 신념을 삼켜버린 것은 아닌 지 당황스러웠다.개념 없이, 흐르는 대로 가는 것이 체념이다. 성경적 개념을 신념 삼아 가르치며 지켜왔는데, 사방으로 막힌 상황에서 체념하고 그것을 객관화하고 또 합리화한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체념만 할 수는 없다. 처음 만나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을 신념을 바탕으로 새롭게 개념화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개념 없는 태도를 부끄럽게 여겨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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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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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의 골목길, 구슬치기하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너른 운동장 역시 친구들과의 즐거운 기억이 아른거리기에 충분하다.그러나 그 위에서 벌어지는 게임은 처절하다 못해 끔찍하다. 패배의 좌절감을 느낄 시간조차 없이 피를 흘리면서 죽어간다. 거기서 살아남음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참가자들의 이야기. 도무지 게임이랄 수 없는 게임, 바로 ‘오징어게임’이다. 456명 중 최종승자 외의 모든 사람이 죽어야 한다. 그 속에서 착한 사람조차도 점차 살벌하게 변한다. 처음엔 피 흘리고 쓰러지는 옆 사람을 보며 두려워하며 떨었는데, 어느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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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9 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