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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독교계가 화났다. 바로 ‘수리남’이라는 드라마 때문이다. OTT 콘텐츠인 이 ‘수리남’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수리남공화국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마약국가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해 애써온 수리남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드라마 제목이 국가 이름이고 내용도 불법 마약 거래 등이기에 국가 이미지 훼손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이보다 기독교계가 더 분노하고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 전요환은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인간이다. 코카인을 주님의 은총이라고 말하는 그는 마약밀매는 기본이고 살인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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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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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출간하고 이듬해 영화로 만들어진 김정현의 장편소설 . 췌장암 말기인 그 아버지는 남은 가족들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한다. 그리곤 친구 의사의 도움을 받아 삶을 마감한다. ‘존엄사’ 또는 ‘안락사’를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다.지금 프랑스에서는 존엄사 논란이 한참이다.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게 연명치료를 멈추고 수면유도제를 투여하는 것만 허용하는 프랑스에서, 안락사는 불법이다. 그래서 안락사를 위해 인접 국가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안락사를 찬성하는 마크롱 대통령이 사회적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연명치료 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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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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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 시찰 소속 목사님들을 제주도로 초청했다. 마지막 날, 제주도에 남긴 이기풍 선교사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장로교 목사이자 최초의 선교사인 그는 1907년 평양신학교 1회 졸업생 7인 중 한 분이다. 1908년 2월 배가 난파되는 등의 어려움을 딛고 제주에 들어섰다.그러나 제주에서의 선교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선교사에겐 음식을 팔지 않고 잠자리도 제공하지 않았다.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들었다. 그런 그가 해안에 쓰러졌을 때 그를 구해준 해녀가 복음을 받으면서 복음의 꽃이 피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그 역경 속에서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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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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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를 마치면 아내와 함께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곤 한다. 1시간 가량 걷는 동안 신비한(?) 일을 겪는다. 일반적으로 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하거나 말을 섞지 않는다. 자기 길을 갈 뿐이다. 그런데 강아지와 산책하다보면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말을 트게 된다.강아지가 예쁘다거나 만져도 되냐는 등의 말이다. 강아지의 나이를 묻기도 한다. 강아지가 이렇게 묵묵히 지나가 버릴 타자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매개가 되리라고 기대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제는 강아지가 그 귀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가까이 얼굴을 대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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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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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모방송사의 인기 높았던 드라마가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가 주인공인 드라마다. 그 드라마의 마지막은 ‘뿌듯함’이다. 비단 주인공뿐 아니라 드라마 시청자 모두가 느낀 감정이 아닐까 싶다.그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 보자. 정규직 전환 후 우영우는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것이 불안하여, 쉽게 드나들기 힘들었던 회사 회전문을 리듬을 타며 혼자의 힘으로 통과한다. 그리고 늘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직장 동료에게 환한 웃음을 담아 마지막 멘트를 남긴다. “오늘 아침 제가 느끼는 감정의 이름은 바로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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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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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사수’, 인기 드라마의 경우 재방송이나 OTT를 통하지 않고 처음 방송되는 그 시간에 시청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밤늦은 시간이라도 본방송 시청을 위해 잠을 참고 기다리기도 한다. 가장 빠른 시간에 보고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리라.그러나 요즘 MZ세대의 추세는 본방에 매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시간이 아니더라도 시청할 방법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복잡한 지하철에서 거북목을 하고서 들여다보는 휴대전화. 그것으로 온갖 콘텐츠를 제공받는다. 언제든 내가 편안한 시간, 또는 남는 시간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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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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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시대다. 포인트 카드라고도 하는 소비 실적의 축적은 소비자로서는 매우 유익하다. 커피 한 잔도 실적이 쌓이면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온다. 그래서 마일리지는 보너스 같은 즐거움을 준다.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여 꾸준히 자사 상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그렇게 ‘멤버십’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 역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내 경우 대부분의 마일리지는 좌석 승급을 위해 사용해왔다. 그것을 위해 특정 항공사를 집중적으로 이용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2년 여를 비행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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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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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째 산정현교회 담임목사로 사는 나는 참 행복하다. 교회가 대단해서가 아니다. 그냥 목사여서 행복하다. 다른 일을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가지 않은 길’을 상상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난 한 여자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행복하다. 아내가 대단한 미모를 지녔거나, 이름을 날릴 만큼 성공을 한 사람이기 때문도 아니다. 그냥 그녀의 남편으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또 두 자녀를 둔 행복한 아버지다. 내 아이들이 좋은 자리에서 높은 연봉을 받기 때문이 아니다. 그냥 평범하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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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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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이 좋은 의사 지킬,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악한 욕망이 그를 괴롭혔다.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지만 어두운 시간이 되면 괴로웠다. 그는 개발한 약을 이용하여 밤과 낮이 서로 다른 삶을 산다. 약을 먹으면 밤에는 악한 본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하이드가 된다. ‘숨긴다’라는 뜻의 하이드(Hide)로 밤을 살아가면서 자기 속의 악한 욕망을 마음껏 표출한다. 낮의 선한 모습은 지킬의 몫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킬 안의 하이드가 강해진다. 약을 먹었는데도 지킬로 돌아오지 않아 더 많은 약을 먹어야 했다.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약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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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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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밥을 아는가?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대표 먹거리이다. 공무원시험을 비롯하여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몰려드는 곳에서, 값싸고 빠르게 먹을 수 있기에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종류의 메뉴가 개발되었다. 컵밥 소문을 들은 일반 사람들 중에도 그 맛이 궁금해 일부러 찾아가 먹어보기도 한다.컵에 담긴 하얀 밥 위에 김, 치즈, 김치를 비롯해 스팸이나 떡갈비, 그리고 계란까지 먹음직스럽게 쌓는다. 그리고 소스를 뿌리면 컵밥은 완성된다. ‘덮밥’의 길거리 버전인 셈이다.2000년대에 시작된 컵밥은 지난 10년 동안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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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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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육교와 지하보도를 곳곳에서 쉽게 만나던 시절이 있었다. 보행자의 안전보다는 차량운행의 효율성을 위한 구조물이었다. 노약자의 보행권 희생을 담보한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자동차가 훨씬 많아졌지만 육교 등의 구조물은 거의 찾기 어려워졌다. 대신 도로 곳곳에 횡단보도가 늘어났다. 심지어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에 X형 횡단보도까지 생겼다. 사방의 모든 차량을 정지시킨 채, 가고 싶은 곳 어디로든 대각선으로도 쉽게 건널 수 있게 한 것이다.우리나라에 등록된 차량은 2500만대를 넘어섰다. 그런데 그 많은 차량보다 사람을 위한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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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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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 대구의 한 노회 주일학교 교사강습회에서 저녁집회 메시지를 전했다. 교사들의 뜨거운 열정을 보며 한국교회의 희망도 확인했다. 그 저녁집회 첫 시간을 20여 년 전에 보았던 영화 ‘홀랜드 오퍼스’로 시작했다. ‘작품’이라는 의미의 ‘오퍼스’는 모차르트를 제외한 작곡가들의 작품 번호 앞에 ‘op’라는 약어로 사용되었다.홀랜드는 1964년 케네디고등학교에 부임한 음악선생이다. 최고의 교향곡을 작곡하고 싶었던 그는 경제적 이유로 교직에 몸담았다. 적당히 가르치며 작곡에 전념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빡빡하게 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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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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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말 아버지의 사업이 휘청거리나 싶더니 모든 것을 잃었다. 당시 살던 약수동의 크고 안락한 집은 남의 손에 넘어갔다. 그리고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나 싶은 동네로 이사했다. 기찻길도 있던 성북구의 한 동네였다. 그런데 점점 더 기울더니 그 작은 집마저 잃고 셋방살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당시 약수동에서는 불과 5분 거리였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사들이 다녔다는 장충초등학교. 버스를 두 번씩 타야 하는 먼 곳으로 이사 온 후에도 통학의 고통을 안은 채 그 학교를 고집했다. 난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청계 6가까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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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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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학자 다니엘 벨(Daniel Bell, 1919~2011)이 1960년에 ‘이데올로기의 종언’(The end of Ideology)이란 책을 썼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향력 있는 100권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80년대 초 석사과정 중에 읽었기에 내 머리 속에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 책은 거의 예언서였다. 이데올로기로 대립하던 시대는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포스트마르크시즘’이었다. 정말 지구상에서 마르크스의 망령은 사라졌다. 미국이 1970년대 말에 중공이라 불리던 중국과 국교를 맺었고 대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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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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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 제목만 보고 멸망하는 여리고성에서 라합을 살린 빨간 줄을 연상하는 독자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건 아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볼 수 있는 그 빨간 줄이다. 배터리 전력을 거의 사용했다는 잔량표시다. 그런 표시가 나타난다면 이제 배터리는 2%나 남았을까? 전화 한 통이나 제대로 쓸 수 있을까? 그럼에도 계속 사용하면 배터리의 남은 그 작은 힘조차 소진한 전화기는 굿바이를 고한다.그래서 빨간색 한 줄이 보이기 전에 충전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빨리 전원을 찾아야 한다. 다시 충전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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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6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