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류는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는 창조질서의 위기라고 볼 수 있겠다. 지금의 기후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냐고 물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교회들이 하나님의 권위를 나타낸다는 이유로 거대한 예배당을 지어 올리고, 그곳을 화려한 조명으로 밝히고, 여름이면 차가운 바람을 겨울이면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모임이 있을 때마다 종이컵 등 일회용품들을 소비하기에 망설임이 없다.그래도 최근 기후위기를 타개하는 데 교회가 앞장서야
나는 매주 성도가 10명 정도 모이는 작은 교회의 담임목사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교회의 목사에 불과한데 목회 칼럼을 쓰자니 부끄러움이 앞선다. 부족하지만, 이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힘을 얻는 목회자나 성도가 있다면 감사할 것 같아서 마음을 잡고 글을 쓴다.먼저 나를 소개하자면, 나는 사지마비 중증장애인이다. 전혀 일어나 걷지 못하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며, 팔도 쓸 수 없어 혼자서는 밥을 먹지도 못한다. 세수도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한다. 물론 연필을 잡고 글을 쓸 수도 없다. 책을 넘길 수도 없어서 항상 누가 책을 넘겨줘야
북한의 실권자가 공식석상에서 통일 불가론을 언급했다는 소식이 새해벽두 주요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지난 연말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남북한의 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대한민국과는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말도 했다는 내용이다.사실 지난 수 년 동안의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발언도 아니다. 남북한 정부 모두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켜왔던 게 사실이기에.평화를 조성하기 위한 완충 장치들은 하나둘씩 해제됐고, 대화와 타협의 여지조차 남겨두
최근 한국리서치의 ‘종교 경전에 대한 인식’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 신자들은 다른 종교인들에 비해 성경에 대한 높은 신뢰와 헌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경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탐색한 이 조사는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골고루 섞어서 실시됐고, 종교인 중에서도 개신교, 천주교, 불교를 골고루 배분하였다. 그러나 종교 경전의 개인적인 영향과 사회적인 영향을 묻는 첫 번째 질문을 제외하면, 경전의 성격(“인간의 창작물이나 역사적 기록물? 신의 가르침?”), 경전의 해석(“개인의 신념이나 시대에 따라 종교 경전의
설날을 앞두고 자녀들을 돌아보니 내가 새삼스럽게 아버지임을 느꼈다. 연습도, 공부도 해 본 적이 없이 어쩌다 아버지가 되었다. 그러니 아버지 노릇 제대로 해왔을까를 생각하면서 미소만 지을 수 없었다. 이미 장성한 아이들, 결혼해 가정을 꾸리거나 자기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 열심인 그들을 보면서, 난 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며 고민에도 빠져 보았다.그렇다. 난 아버지다. 누구도 대체 할 수 없는 그 자리에, 주님께서 앉히셨다. 거부할 수도 없는 부르심이었다. 주님 탓하려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그러기에 더 신중하고 기도하고 노력했
목회자에게 설교는 매우 중요한 사역이다. 현대 교회에서 심방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사역이 줄어들면서 목회에서 설교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그렇다면 설교에 있어서 중요하고도 변함없는 원칙은 무엇일까? 그것은 초기 교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진 ‘오직 성경이 말씀하시는 것’만 선포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모습이 여전해 곳곳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의 대부분은 성경이 말씀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말에 성경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설교자는 시중에 흘러 다니는 말거리를 강단에 올리거나, 진리가
우리 학교의 체육대회 날이었다.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경기를 진행하는데 방송실에서 배경음악을 틀어주었다. 가요와 가스펠이 번갈아 한 곡씩 나왔다. 가스펠을 틀었더니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주 날 구원했으니... 나 기쁨의 춤추리 내 모든 삶 주 안에 있네~”라며 율동과 함께 떼창을 불렀다. 그런데 그중 80%는 비기독교인이고, 기독교인 20% 중에도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학생은 더 적다. 우리는 그런 학생들과 매주 예배를 드리며 복음을 전하고 비전을 공유한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 연중 여러 가지 기독교 신앙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해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이 남조선이라는 용어 대신에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민족에 기초한 통일의 대상에서 통일할 수 없는 대상, 제1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통일 관련 조직을 해체하고, 통일 용어를 폐기하며, 상징물을 철거하는 등 남북관계를 통일을 전제로 하는 특수관계에서 통일할 수 없는 별개의 국가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놀라는 눈치다. 평화공존을 주장하던 입장을 생각하면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닌데, 이러다가 통일이 물건너 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
코로나19가 시작되던 2020년,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탈북민 일꾼을 세우며 건강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신장 기능이 6%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듣게 된 것이다. 신장을 이식받지 않으면 생명도 위태롭다는 말에 이제 천국의 영생을 살 수 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아직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사역을 다 못 마쳤다는 생각에 못내 아쉬움이 들었다.감사하게도 아들의 신장 기증에 다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지금은 26년 전 북한선교를 시작할 때 보다 더 건강하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하나님께서 부르실 때까지 나에게 남은 사
‘서른 즈음에’란 제목의 1994년에 나온 가요를 즐겨 들었던 적이 있다. 젊은 나이에 쓰러진 김광석의 매우 감성적인 노래다. 곡도 곡이지만 강승원이 쓴 노랫말이 참 마음에 와닿는다. 2007년 음악평론가들이 선정한 최고의 노랫말이라고도 하니, 내 마음이 그 노래에 끌리는 것이 유난스러운 일은 아닐 것이다.“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최근 미국 등 북미 지역에 역대급 한파가 발생했다.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권 내륙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위가 찾아왔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산지, 경북 북부 내륙의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더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제주도 산지에는 5∼20㎝, 울릉도·독도에는 5∼15㎝의 눈이 내렸다.전 지구를 덮친 한파는 북극에서 내려온 찬바람이 원인이다. 북극의 빙하는 1980년대부터 30년 간 평균 면적보다 약 13% 줄었다. 미국 해양관리국이
딱 봐도 사춘기인 자녀를, 딱 봐도 어쩔 줄 모르는 부모가 데려오면 청소년 사역자들은 대개 이렇게 말한다. “그냥 좀 믿고, 두고, 기다려 보시지요.” 방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덮어놓고 기다리기에 우리 자녀는 너무 귀하고 시간은 아쉽다. 다만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만큼 그 시기에 얻어야 할 가장 귀한 자원을 얻게 해주라는 것이다. 자기 삶에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생각하며 결정할 줄 알게 되는 것이야말로 청소년기에 획득해야 할 능력이다.지금 우리 곁의 청소년, 청년들에게 있는 가장 큰 문제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스스로 결정해 보
우리 기독교 인구의 감소추세는 이미 걱정스러운 단계를 뛰어넘었다. 한 조사에 의하면 10년 사이 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걱정은 감소 현상이 20~40대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것은 오늘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미래교회의 문제이기도 하기에 더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그리고 단순한 감소가 아닌, 젊은 세대에서 소위 ‘가나안 교인’ 비율이 늘어나기에 더 큰 걱정이다. 믿음을 저버리지는 않았지만, 교회는 안 나가는 교인이 느는 것이다. 믿음은 잃지 않은 점에서는 다행이지만, 무엇이 교회 공동체에서 떠나게
2013년 4월 28일, 영국 선덜랜드에서 열린 마라톤 풀코스 경기에 5000여 명이 참가했다. 그런데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 중에서 1명을 뺀 나머지 참가자 모두가 실격 처리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앞서가던 1위와 많은 거리 차이를 둔 채 2위로 달리던 선수가 지정된 코스를 잠시 벗어나 달렸다가 다시 원래 코스로 돌아오는 실수를 한 것이었다. 물론 2위 선수는 자신이 잘못 달렸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2위 선수를 뒤쫓던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가 다 잘못된 코스로 달렸던 것이다.아무 생각 없이 앞사람만을 따라가던 5000명
선관위 뇌물 사건을 다룬 감사부 소환조사에서 기독신문 기자가 이종철 목사에게 질문을 했다는 지적이 있다. 본 기자 얘기다. 얼마 전 총회회관을 찾은 107회기 선관위원장 배광식 목사와 몇몇 목사와 장로도 이와 관련해 물었다.질문한 이유를 결론적으로 말하면 소환조사에서 이종철 목사가 감사부를 기만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기자는 감사부에 질문이 가능하냐고 요청했고, 허락을 얻어 이종철 목사에게 질문했다.당시 소환조사 상황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감사부는 이종철 목사에게 “왜 이이복 장로에게 후보 탈락 통보를 하지 않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