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어둔 산길을 오르는 촬영팀의 조심스런 발걸음으로부터 시작한다. 잔풀을 헤치고 야트막한 봉우리에 다다랐을 때 어둠 너머로 “누구냐”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황급히 달아나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들이 사라진 작은 언덕에는 돌 몇 개가 둥글게 줄지어 놓여 있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성경말씀을 나누고, 찬양이 있었을 어둠 속 작
▲ 뮤지컬 <스틸>은 한 한국인 목회자 가정의 실화를 바탕으로 해 실제적이고 감동을 더한다. 베들레헴 말구유가 생각났다. 냄새나고 어둡고 누추했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계셨기에 그곳은 더 이상 마구간이 아니라 왕의 궁전이었다. 삼송교회 옛 예배당에 마련한 삼송극장도 그랬다. 부족한 조명과 음향시설, 적은 객석이었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예
▲ 영화 <고로고초 하쿠나 마타타-지라니 이야기>는 선교공동체 안에서의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2008년 미국에서 공연을 하던 지라니합창단(단장:임태종 목사) 스텝들은 유난히 눈물이 많았다. 아이들이 전심을 다해 합창을 하는 모습에도 감동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보이지 않는 내부의 불신과 오해, 불협화음에 속상해서였다. 2006년
같은 상처라도 피붙이에게 받은 그것은 크기가 다르다. 하물며 어린 시절, 세상 전부를 호령하듯 보이는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는 두고두고 응어리가 되기 마련이다. 주인공 블레이크가 그랬다. 아버지는 주위 사람들에게는 재미있고, 쾌활하고, 당당한 이웃이었다. 그러나 아들이 느끼는 아버지는 달랐다. 그의 표현대로 아버지는 ‘실패하지도 않고, 패배하지도
▲ 주인공 일라이는 마지막 남은 성경을 매일 읽어 머리에 남긴다. 성경은 역시 쉼 없이 퍼내도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원천이다. 천지창조, 심판, 선지자, 구세주 등 초월적 소재부터 시작해 사랑, 음모, 배신, 열정, 회한 등 인간의 온갖 감정과 태도가 성경에 지천으로 널려있다. 이번엔 성경 속 이야기가 소재가 아니라, 성경 자체가 소재다. 대전쟁으로 하늘에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이들에게 예수를 닮았다는 말보다 더 큰 칭찬이 있을까? 찰스 M. 쉘돈(1857∼1946)이 쓴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In His Steps)는 성경을 닮았다. 가르침과 기적, 감동을 담은 성경이 2000여 년간 온 인류와 역사를 변화시켰듯이,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뎬?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이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표를 주시는 장면은 지금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하나님이 주신 표는 분명 죄 값의 표상일텐데, 가인은 그 표로 말미암아 두려움 없이 생명을 이어간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인의 표는 ‘죄인의 표’인 동시에 ‘자비의 표’였던 것이다. 나다니
▲ 국악예술선교단 예가 단원들이 레반땀 공원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수교 17주년 기념공연에서 전통춤을 선보이고 있다. “모두 인간이야. 우리가 선한 사람이면 어디를 가나 선한 사람을 만나게 돼.”‘호 아저씨’라 불린 베트남 민족 지도자 호찌민은 식민지 관계가 인간의 본성을 타락시킨다고 확신했다. 교류를 거부하고 종
불현듯 90년대 초 훈련소를 마치고 갓 자대에 배치 받아 모든 것이 어리둥절하던 그 봄날이 떠올랐다. 내무반을 청소하다 우연히 들춰본 신문에는 몸담고 있던 선교단체의 분열 소식이 실려 있었다. 빈틈이 없이 일사분란해 보이던 단체의 내분은 그간의 확신을 혼돈으로 이끌었고, 기사에 실린 지도자의 그늘은 그간의 존경심 사이로 의심이 되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기둥에 묶여 두 명의 신도가 수형(水刑)에 처해졌는데도 바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했다. 당신을 배신할 수 없어 신음하고 괴로워하다가 죽은 절망의 끝은 희망으로 연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절망을 남겨놓았을 뿐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침묵이다. 17세기 초 일본의 가톨릭 박해시대를 배경으로 한 엔도 슈사쿠(1923∼1996)의 ‘침묵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쏟아 부은 ‘역작’이란 말은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1983년 한국일보 연재 당시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에게까지 큰 반향을 일으킨 ‘땅 끝에서 오다’는 작가 김성일이 자신이 가진 오병이어를 자신이 다시 찾은 절대자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작품이다. 오병이어를 바치는 계기
인간에게 가슴마저 얼어붙는 빙점(氷點)은 언제 오는가? 자기의 사고나 행위 범주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덜 억울하기라도 하겠지만, 그것이 기억이나 행위 너머의 것이라면 그 절망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아비는 종이었다’, ‘아비는 빨치산이었다’는 작가들의 읊조림은 고백을 너머 차라리 탄식이었다
‘문학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적 견해가 일견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영상매체, 전자매체가 발달한다 해도 글쓰기를 통한 언어유희는 인류로부터 떠날 수 없는 문화양식이다. 크리스천 작가나 기독교 정신을 나타내는 국내외 대표적 소설 작품을 소개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사고와 가치관 성장의 기회로 삼고, 기독교 소설
앗! 찬송가에 이런 재미가풍성한 감성 담긴 클래식 원곡 들어보세요 그동안 찬송가 연속기획으로 만나보았던 클래식 12곡을 직접 찾아서 음반으로 들어보셨나요? 2007년 11월부터 격주로 게재했던 찬송가 연속기획을 13회를 끝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물론 클래식 곡조를 차용하여 작곡된 찬송가가 이미 소개한 12곡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우리 귀
독일 대중가요에서 변신바흐 예술결정판 〈마태수난곡〉 중 합창곡 ‘가장 고전적인 것이 가장 현대적인 것’이라는 말을, 요즘에서야 실감하고 있습니다. 고전음악이 리메이크되어 대중가요 선율로 쓰이고, 바로크 시대의 음악이 TV광고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곤 하죠. 최근 연속기획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 인물이 바흐나 헨델, 하이든이라는 사실을 보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