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란 세월 만에 돌아온 ‘인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올드팬들에게는 잔잔한 추억을, 젊은 층에게는 아날로그적 액션의 재미를 선사했다. 한동안 속편의 제목조차 공개되지 않을 만큼 비밀리에 제작됐던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그동안 그를 카피했던 어설픈 영화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주듯이 어드벤처 영화의 진수를 보여줬
피아노의 잔잔한 선율 위에 바이올린의 처연한 연주가 올라탔다. 첼로의 음색은 낮게 깔리며 더욱 비극적인 느낌을 배가한다. 그러나 곧 힘차고 간결한 스케르초가 뒤를 이어 격정적인 분위기를 이끌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피아노와 첼로가 서정적인 멜로디를 뽑아낸다. 스승의 아내였던 클라라 슈만을 향한 애틋한 연모의 감정을 브람스는 그렇게 〈피아노 4중주 제3번 다
“나 만돌린 독주회 예매했어.”“응? 누구 독주회라고?”지인이 되묻는 말에 당황했다. 만돌린, 그러고보니 사람 이름 같기도 하다. 그만큼 만돌린이라는 악기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작년 10월, 제2회국제바흐페스티벌에 참가한 노스의 류트 독주회를 취재하면서 ‘류트’에 대해 잠시 소개한
이것은 연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휴식시간을 통틀어 3시간 10분 동안 이어지는 피아노 선율. 장시간 이어진 고된 24곡의 연주는 관람객의 기립박수와 5번에 달하는 커튼콜로 마무리됐다. 건반의 ‘구약성서’, 혹은 슈만의 ‘일용할 양식’, “지구상의 모든 음악이 다 사라진다 해도 이 곡만 있으면 다시 살려
▲ 뮤지컬 <아름다운 초대>의 한 장면. 만약, 예수님께서 당신에게 식사 초대를 하셨다면? 물론 먼저 식사 초대를 한 분이 예수님이 맞는지 의심부터 할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임을 증명하는 여러 가지 이적을 행하라고 요구할지도 모르겠다. 서서히 그 분이 당신의 마음을 만지시며 자신이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확증하신다면 당신은 그 분과 어떤 얘기를 나누
하나님의 나라와 이 나라를 별개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나라를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곳에서 이룰 수 있을까? 크리스천이라면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이 주제를 진지하게 다룬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곧 개봉한다. 2007년 기독교 영화제 개막작으로 먼저 알려진 이 작품은 18세기 영국에서 노예제도 반대운동을 진행하고 노예무역폐지법을 마침내 이룩
남성 관객들을 겨냥한, 날이 갈수록 기가 막히도록 현란해지는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있지만 가끔은 ‘딸깍, 탕 타앙’ 하는 긴장된 권총 소리가 울리는 서부 영화가 그리워질 때도 있다. 말발굽 아래서 피어오르는 흙먼지, 황야의 무법천지에서 피어나는 사나이들의 의리와 우정은 60~70년대를 살아온 사나이들의 로망을 자극하기
딸은 하나, 아버지는 둘. 낳아준 사랑과 길러준 사랑이 다르다. 그러나 병에 걸린 딸을 살리고 싶은 마음만은 어느 아버지나 동일하지 않을까? 아버지가 둘이라는 흔치 않은 설정, 거기다가 요즘 미디어에 의해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장기기증이라는 소재까지 가세해 관객들의 호기심과 공감을 함께 얻고 있는 〈마지막 선물 …귀휴〉. 이 작품은 KBS
▲ 가족 뮤지컬 의 한 장면.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로빈 후드〉, 〈소공자〉…. 어린이들의 책 속에는 아름답고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항상 ‘1등’만을 외치는 우리들의 세상처럼 어린이들의 책 속에서도 여전히 늘 외모가 아름답고 현명한 사람들만이 사랑을
조그만한 순동 국자에 설탕을 3분의 1가량 채우고 불 위에서 서서히 녹인 후 소다를 약간 넣어 힘차게 젓다보면 어느 새 노랗고 투명한 액체가 알싸하고 달콤한 향기를 풍긴다. 입 안 가득 침이 고이게 만드는 이 간식거리는 바로 달고나. 그러나 달고나에는 ‘설탕과 소다를 녹여만든 즉석과자’ 그 이상의 의미가 녹아 있다. 20~30년 전,
날마다 성을 휩쓸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이는 괴물 그란델, 호르가르트 성 사람들은 이 괴물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 때, 젊은 영웅 베오울프가 찾아와 맨손으로 그란델을 처치한다. 그러나 그란델을 처치한 베오울프의 수하들은 하룻밤 새 그란델의 어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베오울프는 직접 그녀를 찾아나선다. 뜻밖에도, 괴물의 어미인 마녀는 매우 아
찬송가 180장 “하나님의 나팔소리 천지 진동할 때에”를 부를 때마다 항상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나팔의 이미지는 ‘트롬본’이었다. 트롬본 본체의 모양과 음색에 아마도 신비로움과 성스러움이 느껴져서일까? 길고 가느다란 관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곡선도 그렇거니와 슬라이드를 밀고 당겨서 음색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도 굉장히
▲ 아무렇게나 두드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타에서는 신비한 하모니가 울린다. 핑거스타일로 기타를 연주하는 어거스트. 가만히 눈을 감고 귀를 열어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어떤 소리가 들릴까? 자동차 경적소리, 컴퓨터 부팅 소리, 직장인들의 수다, 바람이 건물 외벽을 때리는 소리, 창문이 바르르 떠는 소리, 교통순경의 호각소리,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
그녀의 삶은 곧 노래이고 노래는 곧 그녀의 삶이다. 숨막힐 것처럼 슬픈 순간, 혹은 솟구치는 기쁨으로 어쩔 줄 모르는 순간, 어김없이 그녀 앞에서는 커튼이 오르고 그녀의 감정은 노래가 되어 객석을 울린다. 한 천재적인 예술가의 일생이 영화화되는 일, 특히나 전설적인 가수와 같은 음악가의 삶은 영화화하기 딱 좋은 소재다. 실존했던 주인공의 드라마틱한 삶, 대
도통 생각이라고는 있는지 의심스러운 끈적끈적하고 능청스러운 닥터 이라부, 로커 복장을 하고 기타를 맨 채 아무렇게나 주사를 놓는 간호사 마유미. 그러나 이상하다. 이 두 사람이 의사, 간호사 자격증이라도 있는 것일까, 환자들은 매순간 의심하면서도 자신의 지독한 질환이 점점 호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병원에서 하는 것이라고는 단 한 가지, 바보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