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화가 이중섭은 39살의 짧은 삶을 끝으로 슬픈 세상과 이별했다. 그의 ‘황소’나 ‘흰소’ 등의 작품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 그가 살던 세상은 그에게 매우 버거웠던 모양이다.6·25전쟁 당시 부산 피난 시절 부두 막노동을 하며 그림을 그려야 했다. 그런데 그것조차 건강 문제로 여의치 않게 되자 그림 그릴 종이 한 장도 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당시 담뱃갑에 들어있던 은박지에 그림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쓸모없어 버려진 폐지에 그는 그림에 대한 열정을 담아낸 것이다. 은박지에 날카로운 것으로 그
아내와의 아침 산책에 우리 집 강아지 ‘모찌’가 늘 동행한다. 그렇게 산책하는 중에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출근하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 등을 만나게 되는데 아침 길의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는 그렇지 않은데, 강아지를 보면서는 멀리서부터 미소를 짓는다. 심지어 다가와서 강아지와 인사를 하는 이웃도 있다. 우리 강아지도 반가워하며 꼬리를 흔든다.여기서 도전을 받곤 한다. 강아지가 감동을 줄만 한 좋은 일을 한 것도 아니다. 지나가는 이웃에게 웃어준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강아지를 보면서 미소를 짓는 사람들.강아지를 보고 미소 짓는
‘보복여행’이란 용어가 뉴스를 탄다. 무슨 말인지 궁금했는데 그 의미를 알고 나니 어이가 없다. ‘보복이라니? 이런 것도 보복이구나’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2~3년간 여행을 하지 못했다. 또 관광이 주 수입원인 나라나 지역이 겪은 어려움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관광을 못 가서 몸살이 난 사람들이 여행할 날만 기다린 모양이다. 이제 여행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자 공항에 몰린 인파로 매우 혼잡하다. 그리고 관광객을 기다리던 유명 관광지 역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어떤 도시는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입장객을 제한하
난 아침 6시에 시작되는 기도회를 위해 4시에서 5시 사이에 예배당에 올라간다. 그러나 일찍 깬 날은 그보다 훨씬 캄캄한 시간에 나가기도 한다. 예배당 가는 그 시각, 그 길에 펼쳐지는 밤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이른 새벽에 움직이는 청소차는 쓰레기 치우는 작업이 바쁘다. 또 택배 배달원들의 바쁜 걸음은 ‘새벽 배송’이라는 광고카피를 뒷받침한다. 배송 차량의 배기음과 배달원의 바쁜 손발이 고객에게 주문 상품을 안겨주는 것이다. 또 잉크 냄새 가득한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배달하는 이들이나, 경광등을 번쩍이며 요란하게 달리는 구급차도
난 키가 크지 않다. 그런 나는 키 큰 사람 앞에 서면 주눅이 들곤 했다. 그러나 결혼하면서부터 달라졌다. 나보다 8cm나 큰 아내와 결혼하고 나니 큰 사람 앞에 서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당해진 이유는 그것만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부모를 통해 물려준 유전자에 대한 감사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를 들여다보면 키 크지 않은 인물도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하나님께서 주신 내 모습 자체로 당당하게 살고 있지만 종종 나를 주눅들게 하는 사람을 만난다. 나보다 더 열심히 살고 또 어디로 보나 존경스러운 모습을 가진 사람을 만날
‘난 담임목사님보다 하나님의 뜻을 더 따르려고 노력한다’, ‘난 담임목사보다 하나님의 눈치를 본다’ 이렇게 말하는 교인이나 부교역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에 얼마나 위험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분명한 것은 ‘담임목사가 늘 하나님의 뜻과 다르게 사역한다’고 생각된다면 그 교회에서 나와야 옳은 것이다. 굳이 그 교회 있으면서 담임목사를 거스르는 것은 결코 건강한 태도일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확실하게 단정할 수 있는 것이며, 그분의 눈치만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하기만 하다.
직전 신문에서 고독사를 언급했다. 외롭게 살다가 초라하게 세상을 떠나는 그 삶이 애처롭다. “고독사, 특수처리과정을 알려 드립니다”, “무연고자 사망, 고독사 특수청소, 이정도만 알아도 직접 할 수 있다” 등의 제목이 붙은 광고가 인터넷을 뒤지면 나온다. 고독사로 세상을 떠난 분에 대한 애도나 안타까움은 찾아볼 수 없다. 시신을 어떻게 처리하고 흔적을 어떻게 깨끗이 지울 것인지에만 관심을 갖는 모양이다. 더욱이 세 들어 살던 이가 죽은 지 오랜 후에 발견되면 ‘집이 망가지거나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만 앞서는 세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음을 맞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통계를 보며 나도 놀랐다. 하루 9명, 연간 3378명이라는 것이 2021년 통계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8.8% 증가 추세라고도 한다. 죽은 지 며칠 지나서 발견되는 주검. 쓸쓸하게 살다가 숨넘어가는 순간조차도 누구의 손도 잡아보지 못한 채 죽는, 듣기만 해도 슬픈 ‘고독사’다.어디 죽음뿐인가? 1인 가구로 대표되는 외로움이 대세가 됐다. 2021년 1인 가구는 전체의 33.4%인 716만6000가구다. 연령대별은 29세 이하 19.8%, 70세 이상
준법투쟁! 많이 들어본 용어다. 최근에는 간호사들이 대통령의 간호법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한 준법투쟁을 예고하고 시행에 돌입했다. 의료 현장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의사의 지시를 받아 의사 대신 해왔던 일들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번 준법투쟁의 핵심 사항이다.처방이나 수술, 채혈, 초음파와 심전도 검사 등이 이런 업무에 해당하는데, 특히 수술실에서 의사를 돕는 간호사의 책임이 컸던 만큼 준법투쟁 기간이 길어진다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간호사들을 만나 근무환경 개선을 약
“많이 힘드시죠”라는 짧은 말 한마디가 가진 위력을 알고 있는가? 나도 자주 듣는 말이다. 지친 듯한 표정의 나에게 건네는 성도들의 짧은 이 말. 그럴 때마다 표정 관리 못하는 나를 탓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훨씬 인간적이라는 생각으로 위안 삼곤 한다.지난 2월에 올라온 기사 중 하나가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점에서 책을 산 어떤 고객의 이야기다. 그는 죽음을 주제로 한 책을 여러 권 구매했다. 그런데 직원으로부터 따뜻한 위로 쪽지를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결제를 마친 직원이 뭔가를 쪽지에 적더니 구입한 책이 담긴 쇼핑백에 함께
아이티 구호사역을 위하여 도미니카를 13일 정도 방문하고 돌아왔다. 긴 비행시간도 힘들었지만 경유하느라 불편한 공항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 또한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관계로 시차 적응도 쉽지 않았다. 밤낮이 완전히 뒤바뀌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은 시차로 인한 피곤함 등은 잘 모르고 사는 편이라 그것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다.그런데 며칠 지난 후 이런 인사를 받았다. “여독은 풀리셨나요?” 그 순간, ‘아 여독이란 것이 있었구나’ 싶었다. 그런데 난 특별한 여독을 별로 느끼진 못하는 것 같다. 여
점차 날이 더워지면서 시원한 빙수가 생각난다. 더위를 식혀주는 최고의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빙수하면 빙삭기를 장착한 손수레에서 얼음을 갈고 팥을 올려주던 그 시절의 길거리 음식이 떠오른다. 그것조차 사치스러워 쉽게 먹기 힘든 사람들은 땀방울을 말릴 방법이 없었다.그런데 최근 어떤 호텔의 빙수값이 무려 12만6000원이나 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 가격만 봐도 등골이 오싹해지니 굳이 빙수를 먹지 않아도 될 듯하다. 10만원이 넘는 빙수값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그만큼 심화되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시급 1만원 시대가 가능할까’
먼지의 사이즈를 아는가? 먼지의 크기는 50μm(마이크로미터)라고 한다. 1μm은 100만분의 1m, 1만분의 1cm 그리고 1000분의 1mm이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크기다. 그런 먼지보다 더 작은 것을 미세먼지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10μm다. 또 그보다 더 작은 먼지가 있는데 초미세먼지라 한다. 그것은 더 작아서 2.5μm이하라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작은 먼지, 극초미세먼지는 1μm정도라고 한다.이렇게 작은 먼지들은 우리의 호흡기에서 걸러낼 수도 없다. 그래서 먼지를 막아내기 위해 얼굴을 덮는 마스크의 조
봄 들어 만발했던 꽃들이 지면서 새롭게 돋아나는 푸른 잎의 색깔이 환상적이다. 봄꽃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일찍 핀 꽃은 일찍 진다는 것. 내가 사는 아파트나 예배당 주변에 핀 벚꽃과 목련, 철쭉 등이 그것을 일깨웠다. 같은 나무라도 꼭 같은 때에 꽃이 피진 않는다. 햇빛을 많이 받는 곳과 적게 받는 곳의 개화 시기는 차이가 있다. 그러다 보면 옆 나무의 꽃이 질 무렵에야 꽃이 피기도 한다. 환경에 따라 일찍 또는 조금 늦게 피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핀 순서대로 꽃이 진다. 그 덕에 꽃을 보는 즐거움이 길어지는 것 같다.예배
근시였던 내 눈, 책은 잘 보여도 멀리 있는 사물은 정확하게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안경을 사용했고 그 후 사물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안경 착용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달랐다. 처음 안경을 사용하면서 마치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 같았다.그런데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먼 거리의 글씨나 사물이 매우 잘 보이는 것이다. 노안이 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란다. 심한 근시라면 노안이 와도 멀리 있는 사물은 잘 안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눈이 조금 안 좋은 정도의 근시인 경우, 노안이 왔을 때 책 읽기는 쉽지 않아도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