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원에 팔아넘긴 ‘나무 가면’이 경매에서 60억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아프리카 가봉에서 만들어진 그 가면을 헐값에 팔아버린 한 노인은 그것을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 귀한 것을 잊고 지내다가 다락방에서 찾아낸 후 고물상에 팔아버린 것이다. 그렇게 비싼 것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되찾고 싶어 소송까지 한 모양이지만 돌려받기는 힘들 것이다. 21만원과 60억원,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다. 가치를 알지 못하면 보물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가치를 바르게 판단하는
산정현교회 부임 10년이 될 때 스스로 사역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를 칭찬하며 상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내게 비싼 손목시계를 사주었다. 시계를 선택한 이유는 ‘때’를 잘 분별하자는 의미였다. 그것은 내 자신에게 주는 첫 선물이었다. 지금도 그 시계를 볼 때마다 즐겁다. 참 잘한 일이다 싶다.목사 안수 1년 만에 89년이 된 전통적 교회에 부임해 10년을 섬겼다. 그냥 버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꽤 괜찮게 목회했다. 스스로 평가해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교만이 아니라 정말 나에게 상을 주고 싶었고 내 자신이 대견스러웠던 것이
지난주일 고 장기려 장로 추모예배를 드렸다. 1995년 성탄절 아침에 천국 가신 그분의 삶을 잇자는 의미로 매년 하는 일이다.지금도 생생한 기억. 성탄절 새벽예배 후 부음을 들었다. 그분이 섬기던 서울대병원의 장례식장에서 송별했다. 서울 백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뵈었던 얼굴이 생생했다. 따뜻한 목소리로 젊은 목사를 격려하시던 그분을 그렇게 떠나보낸 지 27년이다. 교회 부임 후 첫 성탄절에 맞은 일이기에 더욱 잊지 못한다. 당시 이런 생각을 했다. 왜 하필 성탄절 아침일까? 아마 그분이, 이 땅에 오신 주님의 의미와 삶을 가장 잘
미국 뉴욕시에는 센트럴 파크가 있다. 이름 그대로 도심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맨해튼구에 자리한 거대한 공원은 여의도 넓이에 근접한 3.41km²나 된다. 독립 국가인 모나코보다 크다고 한다.그 공원 안에는 기독교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의 연못이 있다. 바로 ‘베데스다’ 못이다. 천사의 형상도 있다. 마치 그 못이 도심에서 피로에 지친 사람들을 치유한다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그런데 그 넓은 땅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빽빽하게 들어찬 고층빌딩이 가득한 맨해튼에, 경제적 논리로는 그 비싼 땅에 공원을 만드는 것이 만
지난 주간에 일본을 다녀왔다.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소속된 일본 교단 대표 목사 추모 기념예배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천국 가신지 3주년을 기해 코로나 시국에 하지 못한 추모행사였다. 우리 교회는 2006년에 일본에 선교사를 파송했다. 교회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교사를 일본으로 보낸 것이다.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당시 100주년 기념선교사라는 의미로 인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일본으로의 파송을 결정했다. 한국교회사에 매우 선명하게 남은 교회의 수난사에서 산정현교회는 더욱 두드러진다. 일제로부터 고난을 겪던 중 모진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 는 장강명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다. 주인공 ‘계나’는 정글 같은 한국에서 행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호주로 가게 된다. 강자가 우대받는 세상, 생태적 경쟁력이 없어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강박이 한국을 싫어 하게 했다. 그런데 한국만 싫을까? 이 사람 저 사람과 사랑이 싹터 함께 살아볼까 싶다가도 결국 떠나면서 어디 한곳 마음 두기 어려운 주인공. 요약하기 힘든 작품이지만, 오늘의 한국 사회를 사는 젊은이들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그런데 ‘싫어서’ 떠나면, 만족스럽게 살 곳은 세상 어디에 있을까
중국 리커창 전 총리가 지난 10월 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68세로, 장수하지는 못한 것이다. 중국인은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음에도 불구하고 차를 많이 마시기에 꽤 건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만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 심장마비라니 참 안타깝다.그런데 이 소식을 들으니 사도 바울 생각이 났다. 그는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사역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 1:8) 그렇다. 진실한 그 고백은 빌립보 교인뿐이 아니라 모든 교회에 대한 사랑이 그랬을 것이다. 그리스
무엇이든지 힘이 갑자기 한편으로 쏠리면 위험하다. 자동차든 사람이든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다. 그래서 균형 잡는 기술을 찾아내는 것이다.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걱정스러운 쏠림 현상이 있다. 교통의 발달로 더욱 가속화된 수도권 쏠림현상이다. 이전에는 지방에도 명문대학이나 명문고등학교가 있었다. 그리고 나름의 특성화로 유명한 시장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전국 어디서나 서울에 와서 점심 먹고 쇼핑하고 영화 보고 집에 돌아가 저녁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쏠림은 더 심해지고 운동장은 기울어져만 간다.그래도 세상에는 이런저런 안전장치가
총회 산하 4개 기관 전 직원의 산행이 있었다. 올해는 남한산성이었다. 한 식당을 가득 메운 직원들 모습에서 총회의 위상을 느꼈다. 그러나 이내 생각의 방향이 조선의 굴욕 역사로 이어진 것은 역사를 좋아하는 나의 어쩔 수 없는 병인지 모르겠다.조선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사건의 현장이 바로 남한산성이다. 1637년 2월 병자호란을 일으킨 청나라가 빠르게 남하하자, 조선왕 인조는 강화도 피난길에 올랐다. 그러나 청군에게 길이 막히자 남한산성으로 올라간다. 여기서 2020년 8월 본 랩소디에서 언급한 척화파의 김상헌과 주화파의 최명길이
‘의대 증원’ 논란이 일어나자 공대 교수들이 반발한단다. 의사들의 반발은 예상하는 것이지만 공대라니? 이유가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의대 쏠림 현상이 유난히 심하다. 그래서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에서도 매년 자퇴생이 증가하고 있다. 국회 자료에 의하면 서울대 자퇴생은 2019년 193명에서 2022년 328명으로 67% 가까이 증가했다. 특이한 것은 이 기간에 의치대에선 자퇴생이 없었다는 것이다. 공대 328명, 농업생명과학대 277명, 자연과학대는 152명이 학교를 떠났는데, 추적하지는 못했어도 대부분 재수를 통해서
흑인 차별에 저항했지만 비폭력 운동으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마르틴 루터 킹 목사. 그는 비폭력 기조를 포기하지 않았다. 같은 흑인운동가였던 말콤 엑스와 다른 면이었다.침례교 목사의 아들인 말콤 엑스는 아버지의 사고사와 어머니의 정신병원 입원 등을 겪는 험난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보호시설에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열심히 공부했고 반장이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선생님에게 변호사가 꿈이라고 하자 ‘현실적으로 생각해라, 목수가 어떠냐?’는 말을 들었다. 말콤 엑스가 가장 인간적이라고 여겼던 선생님에게서 들은 말이기에 실망이 매우 컸다. 당
영국이 외로움을 겪는 90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위해 2018년에 ‘외로움부’(Minister for Loneliness)를 만들었다.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처럼 해로운 외로움을 국가가 해결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하나님께서도 인간의 외로움을 안쓰럽게 여겨 하와라는 동반자를 만들어 주셨다.교회도 마땅히 외로운 이웃을 찾아야 한다. 주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이 “임마누엘”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현실 속에 찾아오셔서 함께하신 것이다. 그 하나님께서 외로움에 힘든 이웃을 교회에 맡기셨다.얼마 전 추석 명절을 보냈지만, 연휴 동안
미국 LA에 자리한 할리우드가 영화산업 중심지가 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에디슨의 특허권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1886년 특허와 저작권법에 대한 베른협약은 당시 최첨단 기술 중 하나였던 영화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에디슨은 영화 촬영과 상영에 관한 주요 원천 기술의 미국 내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영화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에디슨은 자신의 기술로 영화 시장을 장악하려 했다. 그래서 1902년부터 미국 내 영화 관련 업체에 자신의 장비와 필름을 사용하지 않으면 특허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화제작자들에게는 비상이 걸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상대의 얼굴만 봐도 성장 과정을 어느 정도 짐작하는 모양이다. 혹은 마음대로 그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내의 어린 시절과 학업 과정 관련 스토리를 듣는 이들의 한결같은 반응이 있다. 매우 여유 있는 가정에서 어려움 모르고 살아온 것 같다는 반응이다. 한마디로 공주같이 자랐을 것이라는 생각하나, 실상을 듣고나면 타인들의 짐작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아내의 얼굴을 보면 힘든 과정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물론 내 얼굴을 보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얼굴을 두 종류로 나누는 사람들이 많다.
20여 년 전, 아직도 기억나는 생생한 일이 있다. 치과 점검에서 의사가 나를 절망하게 했다. ‘60세 되기 전에 당신의 치아가 모두 무너질 상태’라는 것이었다. 어디 하나 좋은 것이 없다고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허리가 아파 재활의학과에 갔다. 거기서도 나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40대인 나의 몸에서 척추는 60대 같다고 했다.그런데 요즘도 치과 정기검진을 하지만, 아직 나의 치아는 임플란트 하나만 했을 뿐 건재하다. 그리고 최근 대상포진으로 다리가 몹시 아팠는데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혹시 척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