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언제나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열심히 살았노라고 하지만 딱히 해놓은 것은 없이 그냥 한 해가 지났기 때문이다. 막연한 덧없음 속에 인생은 그렇게 또 흘러가리라는 패배감마저 찾아든다.사람들은 이런 패배감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보다. 성탄을 알리는 트리의 불빛과는 부조화하지만, 술과 파티로 연말을 보낸다. 독주(毒酒)를 마시며 지난 시간들을 망년(忘年)해 보려고 한다. 물론 그런다고 모든 것이 잊혀지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소망들을 가져보는가 보다.독주라는 단어, 참 재미있다. 그 뜻이 참으로 많다.
대전지검이 지난달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에게 징역 30년이란 중형을 구형했다. 대전지검은 대전지검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 씨를 준강간 등 혐의로 이같은 형을 청구했고 5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했다.검찰은 정 씨가 2018년 이후 피해자 3명을 대상으로 3년간 23차례에 걸쳐 성범죄를 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 씨 측은 이같은 행위를 감추기 위해 휴대전화를 교체하도록 관계자들에게 지시하거나 수사단계에서 이른 바 참고인단을 꾸려 피해자들이 비
사람들은 연대와 소속감을 필요로 한다. 누구와도 섞이지 못하는 사람은 집단의 눈총을 받거나 심지어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곤 했다. 반대로 탄탄한 인맥은 생존경쟁에서의 승리나 출세의 지름길이 됐다. 여전히 혈연 지연 학연 같은 것들이 맹위를 떨치는 건 그 같은 이유에서다.그러나 이 같은 연대와 소속감이라는 것이 배타적인 성격을 띠거나, 더 큰 공동체를 아우르지 못할 때는 심각한 병폐가 된다.요즘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을 통해 새삼 조명되듯, 사적인 친분으로 얽힌 관계가 공공의 영역으로 침범해 국가의 질
한국교회는 매년 12월 둘째 주일을 성서주일로 지킨다. 성서주일을 맞아 우리나라 성경보급의 현황과 사역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 싶다.대한성서공회는 올 한 해 약 360만 부의 성경을 95개 나라 143개 언어로 제작 보급했다. 여기에는 전쟁 중에 있는 우크라이나, 지진 등 재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등이 있다. 또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성경을 구할 수 없는 68개 국가가 포함돼 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더 큰 시련과 가난 속에 고통 받는 나라들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보내는 일을 게
우리 사회 출산율의 하락추세는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은 2023년 3분기 인구동향을 발표하면서 합계출산율이 0.7명이라고 보고했다. 2018년 0.98명으로 합계출산율 1명이 무너진 이후 불과 5년 만이다. 2001년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에 머무는 초저출산 국가에 진입하면서부터 우리 사회는 출산을 촉진하는 정책 마련에 고심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합계출산율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일-가족 양립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출산의 중요한 해법이라고 보고 보육시설 확충, 양육비 지원, 아동
2023년 11월 20일 자 〈기독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목회자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새삼 절감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신승민)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성도들은 언론사의 보도보다 목회자의 말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들은 항상 겸허하게, 자신의 말과 행동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목사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도 성도들은 여과 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나는 열두 제자들의 삶에 친근감을 느끼곤 한다. 그들 모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허물과 실수투성이의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존 맥아더
108회기 총회가 하는 “교회여 일어나라”라는 운동이 지금처럼 ‘성장과 부흥’이라는 마약에 중독된 교회로는 제발 일어나지 말았으면 한다. 그렇게 대형교회를 꿈꾸는 교회로 일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회는 너무나 세상적이고 또 세속화됐기 때문이다. 성장과 부흥이라는 마약에 중독된 복음은 진부해졌고, 신앙은 상품화됐으며 신학은 이미 삶의 체계로서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1세기의 교회, 그 원형의 교회로 일어나야 한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세운 교회로 일어나서 사도행전 17장 6절의 천하를 어지럽게 하는 교회가
지난 11월 17일 본 교단 총회임원들이 통합 측 총회임원과 연석회의를 가졌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회합을 가진 후 공동성명서를 냈다. 공동성명서는 ‘한국교회여 일어나라!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에서 보듯, 매우 역동적으로 교회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이미 제108회 총회는 ‘교회여, 일어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는데 통합과의 연대에서도 같은 의미의 선언을 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를 향한 이 시대의 요구이자 교회의 분명한 목적을 설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주님은 세상을 일으키고 생명력을 부
최근 모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 암암리 퍼져나가는 마약중독의 문제가 다시 사회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 연예인들이나 유흥업소 관련자들과 같이 특수직업군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현재는 일반 직장인, 주부, 대학생들 사이에도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심지어는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 재벌가 자녀들이 마약류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감옥에 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단속된 마약류 사범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작년 한 해와 같은 1만8000명 대로 집계됐다. 이 추세가 유지될 경우
지난 주간에 일본을 다녀왔다.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가 소속된 일본 교단 대표 목사 추모 기념예배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천국 가신지 3주년을 기해 코로나 시국에 하지 못한 추모행사였다. 우리 교회는 2006년에 일본에 선교사를 파송했다. 교회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교사를 일본으로 보낸 것이다.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당시 100주년 기념선교사라는 의미로 인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일본으로의 파송을 결정했다. 한국교회사에 매우 선명하게 남은 교회의 수난사에서 산정현교회는 더욱 두드러진다. 일제로부터 고난을 겪던 중 모진
교단 산하 단체인 전국남전도회연합회(이하 남전련)가 신문을 발행하겠다고 해서 교단에 충격을 주고 있다.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남전련은 지난 9월, 43회기를 시작하면서 신문 창간을 준비했고 오는 12월 12일 창간호를 전국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른바 로 명명된 남전련 신문에 대해 일부 남전련 임원진은 자체 소식지라고 변명하지만 실상은 다르다.지난 11월 24일 열린 남전련 실행위원회에서 신문의 정체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을 때 남전련 관계자는 “신문에는 남전련 소식뿐만 아니라 전국여전도회연합회,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서울의 기독교역사문화 유적지는 종로구 서대문구 중구에 밀집돼 있다. 갑신정변이 일어난 1884년에 알렌의 인천항 도착과 함께 시작된 서양 선교사의 선교거점에서 출발해 교회가 세워진 장소로서 최초의 학교와 병원, 그리고 한국 최초의 사회복지재단이 시작된 곳이란 점에서 대한민국 역사의 허리와도 같은 곳이다.서울시는 2013년부터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광자원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최근에는 한양도성 안의 역사성을 재조명하고 옛길을 복원해 나가고 있다. 서울의 공공 공간 조성의 중심에 역사성을 반영한다는 점
10여 년 전부터 한국교회 안에서 점차 퍼지기 시작하던 ‘가나안 성도’라는 용어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팬데믹에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다가 엔데믹에도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많은 성도들이 있는 현실 속에 이제야 교회들도 ‘가나안 성도’에 관심을 두고 선교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그런데 이제는 교회 밖에 있는 가나안 성도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명목상 교인’들에게까지도 관심을 두고 챙겨야 할 것 같다.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선일 교수가 공동으로 실시한 ‘한국교회
존 맥아더 목사는 자신의 책 〈맥아더 성경 주석>(데살로니가 전·후서)에서 “오늘날 많은 복음주의 교회는 성도들의 영적인 삶에서 성령의 사역과 하나님의 말씀의 중요성을 최소화해 왔다”고 말했다. 현대교회는 사도 바울이 “너희가 이같이 어리석으냐? 성령으로 시작했다가 이제는 육체로 마치겠느냐”(갈 3:3)라고 갈라디아교회를 책망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영적 필요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성령의 사역과 말씀의 능력은 실용적이고 인본주의적인 기술과 방법론에 의해 배제 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영적 필요를 해결하는
나무가 자라는 땅은 살아 있는 땅이다. 나무가 자리지 못하는 땅은 물이 없는 땅이라, 죽은 땅이다. 어린 시절 큰 감나무 한 그루가 마당 끝에 있었다. 집이 작아서 그랬던지, 감나무는 유달리 커보였다. 나는 감나무의 변화를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감나무에 찾아오는 새들은 때마다 달랐고, 그 광경을 보며 계절을 느낄 수 있었다. 감나무 높은 곳에 몇 개의 감이 달려 있고, 까치와 까마귀가 서로 먹겠다고 싸움을 하면 겨울이다. 조선 후기 문인 홍한주의 시 ‘유거감회’에 “단풍 숲은 비에 씻겨 취한 듯 붉고 감잎은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