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만나는 데이비스, 맥피 그리고 주기철과 손양원조셉 헨리 데이비스는 1889년 10월 2일 누나인 메리와 함께 부산에 도착했다. 그는 한국을 찾아온 최초의 호주인 선교사였다. 자신의 첫 번째 선교지였던 인도에서 풍토병 때문에 1년 만에 사역을 접어야 했던 그는 한국에서만큼은 사명을 잘 감당해 내고 싶었다.그래서 서울로 올라가 5개월 동안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후, 부산으로 돌아오는 수단을 데이비스는 뜻밖에 도보로 택했다. 어쩌면 평생 섬기게 될 한국의 산하를 자신의 눈 속에
“거친 세상에서 실패하거든 그 손 못자국 만져라”“주 선한 능력으로 안으시네 그 크신 팔로 날 붙드시네”찬양에는 가슴을 울리는 능력이 있다. 배고픔과 억압, 인권유린이 가득한 어둠의 땅에서 탈출해 자유의 땅에서 마음껏 하나님을 찬양하는 은혜는 각별했고, 그러기에 찬양 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앙고백이 담겼다. 앞자리에 앉는 중년 여성도가 찬양을 하며 줄곧 눈물을 훔쳤던 것도 그 때문이다.3월 셋째 주일 인천한나라은혜교회(김권능 목사) 예배 풍경이다. 인천한나라은혜교회는 탈북민 교회다. 숱한 어려움 끝에 한국 땅을 밟은 탈북민들과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올해도 어김없이 청현재이말씀그라피선교회가 예수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다.11년째다. 청현재이말씀그라피선교회(대표:임동규 장로·이하 청현재이)는 2014년부터 매년 부활절마다 말씀깃발전을 진행하고 있다. 달라진 점은 예년에는 신학대학교 캠퍼스나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거리 등 외부에서 열었다면, 올해는 청현재이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는 것이다.지난 1월 안양시 삼막마을에 개관한 청현재이아트센터에선 3월 1일부터 31일까지 부활
부활절을 앞두고 묵상하던 중 문득 7년 전 만났던 한 사람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죽기 위해 이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망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던 한 기업의 대표. 그 황당한 소원을 이뤘을지 궁금해 전화했더니 수화기 너머에서 “아직 망할 능력이 부족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당황스러운 답변이 돌아온다. 과연 어떻게 된 사연일까? 없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 ‘러블리페이퍼’로 들어가보자.오랜만에 다시 찾은 러블리페이퍼의 겉은 오히려 규모가 커진 모습이었다. 공간의 크기는 물론, 공동대표 둘 뿐이던 사무실에
하나님의 독생자 (찬송가 171장)20세기 미국의 복음 찬송가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인 이 찬송은 원래 ‘살아계신 주’(Because He lives)란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왔고, 지금도 애창된다. 그런데 한국 찬송가의 가사는 영시 원문과 상당히 다르다. 특히 2절은 너무 달라 도저히 번역 가사라고 볼 수 없을 정도다. 1절과 3절, 그리고 후렴 역시 원문이 전달하는 부활의 벅찬 감동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시인은 각 연과 후렴의 마지막 행에서 ‘예수님이 살아계신다!’고 외치며 연달아 감탄부호를 사용한다. 시대를 초월하는 주옥
현장이 왜 중요할까. 글로만 연애를 배운 이들은 아무래도 사랑에 서투를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을 수술하는 의사가 실습경험이 전혀 없다고 상상해보라. 현지답사를 다녀온 지리교사와 그렇지 못한 교사의 수업 전달력 차이가 크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그리스도인들이 그 먼 곳까지 이동해 성지순례를 하는 것은 그곳이 바로 성서의 현장이기 때문이며, 이미 오래 전에 고대 언어가 되어버린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힘들게 배우는 것도 그것이 성경의 원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지순례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고대 언어 학습은 지극히 전문적인
프랑스-엑상프로방스 음악 축제프랑스에서는 3월 22일부터 4월 7일까지 17일간 제11회 부활절 축제(Festival de Pâques)가 엑상프로방스 대극장 어도비 스톡(Adobe Stock) 등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에는 대규모 실내악 공연과 무료 콘서트, ‘아티스트와의 만남’ 살롱, 6~10세 어린이를 위한 바이올린 워크숍, 병원과 학교에서의 나눔 공연 등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리는 클래식 음악 공연과 일반인들이 클래식 음악을 보다 쉽게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이어진다.특별히 3월 23일에는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제주에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위한 ‘라파의 집’이 있다. 이곳은 신부전 환자를 위한 신장 투석을 제공해 평균 이틀에 한 번꼴로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편안하게 제주를 드나들 수 있도록 귀한 섬김을 감당하고 있다. ‘라파의 집’이 문을 연 지 17년, 현재 이곳은 재정 악화로 인해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폐쇄의 위기와 일자리를 위협받는 상황 속, 직원들은 오늘도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위해 자리를 지킨다. 잎사귀에 이슬이 채 마르기 전인 이른 아침, 간호사들이 아침부터 분주하다. 곧 신장 투석을 받을 환자
“빚을 빛으로!”‘고난 함께’를 주제로 한 부활절연합예배가 인천에서도 열렸다. 작은 교회들이 함께 준비한 고난함께인천연합예배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이진오 목사·이하 고난함께인천)는 가정경제의 위기에 처한 이들을 위한 부활절연합예배를 준비했다. 과도한 빚으로 가정 해체의 위기에 놓인 이웃의 아픔에 지역교회들이 함께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교파를 초월한 12개의 작은 교회들(기장인천·낮은숲·민들레·소망이풍성한·세나무·예사랑·인천풍성한·작은자들의·중부제일·프리즘·하늘·해인교회)이 뜻을 모아 9일 오후, 인천 하늘교회(최광열 목사·예장대신
부활의 기쁨을 마음껏 나누지 못하는 이들에게 교회는 눈물과 위로로 곁에 섰다.기독시민단체들이 연합해 4월 9일 서울시청역 5번 출구 앞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렸다. 이곳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곳으로, 올해 연합예배는 희생자 유가족들을 고난받는 이들로 선정하고 이들과 연대했다. 400여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자리해 마음을 함께했다.이날 예배에서 찬양을 인도한 브라운워십은 ‘생명이 돋아나고 사랑은 피어나네 꿈을 꾸자 희망을 놓지 말자’라는 가사로 위로를 전했고, 교회개혁실천연대 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기독 NGO 하이패밀리(대표:송길원 목사)에 거대한 말씀의 벽(펼침 230409001, 전병삼작)이 세워졌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권 내용을 정사각 패널 6770장에 새겨 연결해놓은 것이다. 말씀을 담은 20x20cm 짜리 스테인리스 패널 한 장 한 장이 길이 82.6m 높이 5.8m의 말씀의 벽으로 새롭게 태어났다.하이패밀리 랜드 마크인 ‘청란교회’ 언덕에서 1시 방향으로 눈을 돌리면 거대한 은빛 장벽이 시선을 끈다. 어떤 이들은 큼직하지만 단조로운 색을 보고 금세 고개를 돌릴지도 모른다.그러나
“교회가 너무 조용해요. 그리스도인들은 약자의 편에 서서 진리를 외쳐야 하잖아요. 내 일처럼 느끼시긴 어렵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진실이 있다더라’ 정도만이라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청년들의 목소리를 절대 외면치 않으시기를 부탁드려요.”이태원 참사 발생 150일을 며칠 앞두고 열린 희생자 유가족과 그리스도인들의 대화 자리에서 유가족을 대표해 참석한 고 김의진 씨의 어머니 임현주 씨는 교회를 향해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을 끄지 않으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믿는 자들로서 이태원 참
금산군 진산면 삼가리로 들어서는 도로 초입에 ‘월명동 수련원’ 안내 비석이 놓여있었다. 정명석의 글씨체로 쓰여진 비석은 컸지만 을씨년스러웠고, ‘이제부터 긴장하라’는 경고를 던지는 듯했다.월명동 수련원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인 정명석의 생가를 성역화해 놓은 곳으로, JMS 신도들은 1990년대 초부터 수련원이 위치한 진산면으로 대거 이주해왔다. 자연히 지역 교회들과의 영적 싸움이 치열했고, 월명동 수련원과 가장 가까운 교회 중 하나인 삼가교회(김두호 목사) 역시 복음의 진리를 지키는 일에 고군분투해 왔다.“JMS가 이 일대
법성항은 온통 말린 참조기로 가득하다. 사람들도, 하늘 위 갈매기들도 이 짭짤하고 쫄깃한 생선을 맛보고자 끊임없이 포구로 모여든다. 고려시대 권력을 잃고 영광으로 유배된 이자겸이 자신을 내친 임금에게 이 생선을 진상하며, 비굴하게 꺾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굴비’(掘非)라는 두 글자를 동봉한 것이 그대로 이름으로 굳어졌다. 바로 유명한 영광굴비 이야기다.1950년 여름부터 가을 사이 이 일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굴비처럼 서로 엮인 채 어디론가 끌려가는 풍경이 반복되었다. 끌려간 이들 대부분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야산
과거의 일만 역사가 되는 게 아니다. 5·18 IMF 천안함 세월호처럼 우리 당대에 벌어졌거나 앞으로 진행될 일들 또한 한 시대의 상징으로 남는다. 무려 3년 넘게 전 세계를 휩쓸었고, 지금도 우리 곁에 도사리는 코로나19 또한 온 인류의 기억에 생생히 새겨질 것이다.대한민국에 팬데믹의 서막이 열리던 시기, 그 직격탄을 처음 맞은 대구·경북지역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기억에서 헤어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신천지 발 감염확산 사태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이들이 가까운 이들을 잃거나 서로 격리되는 공포를 남들보다 앞서